학령인구 감소 등 존폐 위기에
한국어 교육과정 등 공동 운영
베트남 대학과 협력, 생존 모색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최근 베트남 대학과 교류하거나 현지 캠퍼스 건립에 나서는 한국의 대학들이 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위기감을 느낀 한국의 대학들이 한류 열풍이 일고 있는 베트남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베트남 하노이한인회와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올 들어 경상국립대와 건양대, 강원도립대, 평택대 등 한국의 대학 10여 곳이 잇따라 베트남 현지의 사립대학 등과 협약을 맺거나 베트남 현지에 캠퍼스 설립 구상을 발표했다.
경남 진주에 있는 경상국립대는 지난 15일 베트남 하이퐁시 짱깟 도시개발사업 지구에 대학캠퍼스와 대학병원을 건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하이퐁시 인민위원회 등과 체결했다. 협약은 짱깟 도시개발사업지구 700㏊에 경상국립대 하이퐁캠퍼스를 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유수의 기업들이 사업지구에 두루 입주해 있어 향후 산학협력 R&D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하이퐁은 한국의 LG전자와 베트남 빈패스트 등이 입지해 있는 공업도시다.
평택대 이동현 총장이 베트남을 찾아 한국문화 전파를 위해 주요 대학과 논의를 가졌다[사진=평택대]2023.05.11 krg0404@newspim.com |
충남에 있는 건양대학교도 지난 14일 호찌민 휴텍대와 헬스케어(health care) 단과대와 암센터 등을 설립하고 학부 학위과정(2+2)과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는 협약을 맺었다. 건양대는 하노이 틴 의과전문대학과는 요양보호사를 공동 양성해 한국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강원도립대학교는 지난달 16일 하노이 산업대학, 동아시아기술대학과 각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현장실습, 교육인프라 활용 등의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면서 베트남 학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에서다.
평택대학교도 지난달 10일 꽝닌(Quang Ninh)성 하롱대학교와 학생교류 등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한국어 교육프로그램과 '2+2년' 또는 '3+2년' 복수학위제를 공동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평택대는 지난달 빈푹(Vinh Phuc)성 빈옌고등학교와 탐즈엉고등학교, 타이빈(Thai Binh)성 데이튀안고등학교에서 입학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전남 무안에 있는 초당대학교는 지난달 8일 하노이 하이테크 직업대학과 협약을 체결하고 한국어 등을 교육하는 케이센터(K-Center)를 공동 설립하기로 했다. 초당대는 하노이 동도대학과도 단기연수와 교환학생 프로그램 교류, 합작대학 설립, 한국어교육센터 설립 등에 합의했다.
이 밖에 영남대와 충남대, 인제대 등도 베트남 다낭 주이떤대, 하노이 과학기술대, 똔득탕 대학 등과 캠퍼스 설립 등 상호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의 대학들이 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것은 현지 학생들을 유치하려는 의도가 크다. 한류바람이 일고 있는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유학생을 끌어들여 '학령인구 감소' 위기를 돌파해 보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의 학령인구는 내년 43만여 명, 2040년에는 28만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한 대학의 관계자는 "주로 한국의 비수도권 대학에서 협력하자는 제안이 많이 온다"면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은 베트남 대학과 학생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국어 교육프로그램 등 비슷한 콘텐츠를 내세워 서로 경쟁하는 모양새는 지양해야 한다"며 "유학생 수에 따라 뒷돈을 요구하는 베트남 대학들도 있는 만큼, 특색있고 다양한 분야의 교육과정을 협력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남대학교 이진숙 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베트남 최고의 국립대인 하노이과학기술대학(HUST), 베트남국립농업대학(VNUA)을 연이어 방문해 '오픈 캠퍼스(open campus)' 설립을 골자로 한 협정을 체결했다. [사진=충남대] 2023.05.22 gyun50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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