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늘며 상권 회복세 접어든 명동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김가희 인턴기자 = "코로나19 전에 비해 매출 80% 정도는 회복됐죠. 눈에 띄게 관광객이 늘었으니까...올 여름은 휴가철 특수도 기대하고 있어요."
코로나로 1년간 휴업했던 조부현(48) 씨는 최근 가방가게를 재오픈하며 미소를 되찾았다. 엔데믹 전환으로 명동 거리에도 발길이 끊겼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는 주중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메인 거리가 시작되는 명동역 6번 출구 앞에는 가족, 친구와 함께 쇼핑에 푹 빠진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화장품 매장 간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중국인 관광객 커플과 기념품샵을 구경하는 외국인들도 보였다. 손님을 태운 택시들도 줄지어 들어왔다.
케이팝(K-pop) 굿즈 판매 전문점을 운영 중인 최승근(50) 씨는 "외국인과 한국인 손님 비율이 9:1 정도다. 특히 일본, 태국, 필리핀 등 외국인 관광객분들 덕분에 매출을 회복 중"이라며 "연말 매출 구멍은 여름철 장사로 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동에서 13년간 렌즈 가게를 운영한 윤모(47) 씨는 "코로나 한창때에 비하면 5~6배 정도 매출이 늘었다"며 "그땐 8시만 돼도 길에 사람이 없어서 무서울 정도였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늘면서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가희 인턴기자 = 5일 오후 12시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 평일 낮 시간임에도 관광객들로 거리가 북적이고 있다. 2023.06.05 rkgml925@newspim.com |
오전 11시40분쯤 점심시간이 되자 먹거리 골목도 인파로 붐볐다. 손에 커피를 들고 지나다니는 직장인들부터 오래된 칼국숫집이나 돈가스 가게엔 길게 늘어선 줄도 보였다. 명동예술극장 앞에는 클래식 거리 공연이 진행되고 한쪽에선 관광 안내원 두 명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길을 안내해 주기도 했다.
지인과 함께 칼국숫집을 찾은 이선희(70) 씨는 "오랜만에 단골집을 찾았다. 중국인들도 많이 보이고 이제야 좀 상권이 살아나는 것 같다"며 "식사 이후엔 일본 제품을 파는 마트에 구경하러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가희 인턴기자 = 5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명동거리. 외국인 관광객들이 상점을 구경하고 있다. 2023.06.05 rkgml925@newspim.com |
독일에서 두 딸과 함께 한국을 처음 방문한 니나(54) 씨도 "명동이 유명한 도시라고 해서 구경하러 왔다. 내일은 예약해 둔 시티 투어를 간다"며 "음식도 맛있고 거리에서 연주되는 클래식 음악도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공실률도 점차 회복되는 분위기다. 골목에만 몇몇 빈 점포들이 보일 뿐 메인거리와 먹자골목은 대부분 새로운 점포들이 들어섰거나 공사 중인 모습이었다.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 중인 강모 씨는 "일부 소상공인 가게들은 거의 다 찼고 임대 수익도 과거 수준까진 아니지만 70%까진 회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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