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 3.9%↑…10개월만 4% 아래
물가 안정 기대감 커졌지만…"환율 등 상방압력 존재"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3% 오르며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여기에 요지부동이던 근원물가도 10개월 만에 3%대로 둔화하면서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환율과 국제 원자재값 상승 등은 여전히 물가를 자극할 변수로 꼽힌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1.13(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지난 2021년 10월(3.2%)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소비자물가가 내려온 것이다.
좀처럼 내려오지 않던 근원물가도 지난달에는 소폭 둔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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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물가는 변동성이 높은 품목들을 제거하고 작성된 지표로 근원물가가 높으면 물가가 한동안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한국은행에서는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근원물가를 주요한 지표로 참고한다.
최근까지도 근원물가는 4% 아래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401개 품목으로 작성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도 지난해 5월(4.1%) 4%대로 올라선 이후 약 1년 간 4~5%를 오갔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변동분을 제거한 309개 품목들로 작성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도 지난해 8월(4%)을 기점으로 9개월 간 4%대를 유지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7월(6.3%)을 기점으로 점점 둔화하는 것과는 대비된 흐름이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4.6%)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4.2%)을 앞지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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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통계청] 2023.06.02 soy22@newspim.com |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보복소비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외식 등 서비스 물가가 계속해서 오름세였고, 전기·가스·수도 가격도 연초 20% 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지난달에는 두 지표 모두 둔화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3.9% 오르며 상승폭이 전월 대비 0.1%p 가라앉았다. 지난해 8월(4%) 이후 10개월 만에 3% 대로 떨어진 것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도 전월 대비 0.3%p 하락한 4.3%를 기록하면서 네달 만에 둔화했다.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등 물가를 자극할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지난해 7~8월 물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여름까지 기저효과가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물가가 또다시 주춤할 수 있다.
김기흥 경기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아직 환율이나 국제유가 변수가 남아있어 물가가 본격 하향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긴 힘들 것 같다"며 "하반기까지 나오는 물가 추세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oy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