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애플이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지난 4월에 출시한 '연 4.15%' 고금리 애플카드 저축계좌 고객들 일부가 타은행 이체에 문제를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체하는 데 몇주는 걸리고, 계좌에 있던 돈이 사라지는 일도 발생했다는 소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월넛크릭에 설치된 애플 광고판. 광고에는 애플의 신용카드 '애플 카드'로 애플 제품 결제시 5% 할인받을 수 있다는 프로모션이 적혀 있다. 2022.01.26 [사진=블룸버그] |
민재 리 씨는 지난 4월 높은 이자의 애플 저축계좌 상품이 나왔단 소식에 호기심에 10만달러를 예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리 씨는 이 돈을 JP모간체이스에 예치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지난달 1일에 이체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리 씨가 이체를 하는 데 3주가 걸렸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JP모간체이스에 문의해보라고 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골드만삭스는 그가 가진 다른 은행 계좌로 이체해보라고 했고 시키는 대로 했지만 처음에는 이체에 성공했다가 다시 애플 계좌로 돌아왔다.
이후 골드만삭스는 그에게 연락해 "처음 우리 저축계좌 상품으로 송금한 은행으로만 이체가 가능하다"고 다시 알렸고, 이번에도 시키는 대로 했는데 수일 뒤 골드만삭스는 "거래 보안 심사를 해야 한다"고 알려왔다.
골드만삭스가 거래를 심사하는 동안 애플 계좌 잔금은 '0달러'였고, 이체를 요청한 은행에도 돈이 들어오지 않은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골드만삭스가 심사를 고지한 시점은 지난달 16일, 돈이 최종 이체된 것은 그로부터 9일이 지난 25일이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는 "대다수 고객이 자금 이체에 지연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제한적인 경우 계좌 보호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된 절차에 의해 이체 거래에 지연을 겪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행이 금융사기로부터 예금주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거래를 심사하는 것은 관례이지만 이번 사례처럼 몇주 동안 지연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컨설턴트인 데니스 로멜은 "며칠은 걸릴 수 있지만 2~4주 지연은 확실히 너무 길다"며 "자주 은행 거래 업무를 하는 나로썬 정도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 저축계좌 이용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체 지연을 겪은 케빈 스미스 씨는 지난달 25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트위터에 "당신이 은행과 제휴한 계획이 사실은 사람들이 일생동안 모은 저축을 인질삼으려 한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WSJ는 스미스 씨를 접촉했고 그는 다행히 애플 계좌에 남은 모든 예금을 타은행에 이체했다고 알렸으며, 이번 주 중으로 애플 계좌를 해지할 것이라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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