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침해‧파업 만능주의 확산 문제 꼽아
전문가 "파업에 책임지지 않아…자본주의 원칙 위배"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2015년 첫 발의 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경영계는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경영권 침해는 물론 파업 만능주의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법 자체가 자본주의 기본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선 노조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도록 한 규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이 논란 거리다. 개정안은 위법한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산정 시 쟁의행위에 가담한 조합원의 개별 기여도를 고려해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했다.
또한 파업이 지금보다 더 만연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법은 노동쟁의 개념을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분쟁으로 확대하는데, 이 경우 사업조직 통폐합, 구조조정 등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상 조치도 파업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임금, 근로시간, 해고 등 근로조건에 영향을 준다는 명분으로 이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환경노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2.21 pangbin@newspim.com |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금도 우리나라는 파업이 잦고,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직·간접 경제손실 추정액이 10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노란봉투법이 시행될 경우 노사 간 이견이 발생하면 파업으로 이어지는 일이 잦아질 것이고 산업현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국내기업들의 투자뿐만 아니라 해외기업의 직접투자에도 큰 타격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국회는 노조법 개정안이 가져올 경제적·사회적 부작용을 고려해 법안 입법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불법행위에 대한 무책임'을 우려하며, 노란봉투법 입법으로 회사 경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파업을 하면 피해를 주는데 그 책임도 안지겠다고 하면 문제가 된다. 이 자체가 자본주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노란봉투법이 입법된다면 앞으로 파업은 더 만연해질 거고 회사 경영자들에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남을 때리고 재물을 손괴하고 원상회복이나 배상 없이 모르는 척하겠다는 거다"라며 "노란봉투법은 파업을 조장하고, 파업의 범위를 무한대로 넓히는 법이자 민주노총과 같은 소수의 이익집단을 위한 법일 뿐"이라고 했다.
주요 산업 업종별 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국내 제조업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업종별로 다단계 협업체계로 구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원청 기업들을 상대로 끊임없는 쟁의행위가 발생한다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는 붕괴할 것임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백개의 하청업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경우에도 원청사업주가 교섭의무가 있는지 판단할 수 없어 산업현장은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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