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차 판매 1위 캐스퍼, 4월까지 전년비 10.4% 감소
레이, 다목적성 아펫워 경차 판매 1위 등극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지난해 경차 베스트셀링카인 현대자동차 캐스퍼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경차 2위를 차지한 기아 레이는 탁월한 활용성으로 경차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두 모델의 판매량이 1년 만에 바뀐 셈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 4월 342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차 SUV 중 투싼(4112대), 팰리세이드(4096대), 코나(4048대)에 이은 4위 기록이다.
캐스퍼 [사진= 현대차] |
4월까지 누계 판매량에서도 캐스퍼는 1만2902대로 팰리세이드, 투싼, 코나에 이은 4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0.4% 줄어든 수치다.
반면 기아 레이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레이는 4158대가 판매되며 기아 승용차 중 1위에 올랐다. RV 모델까지 합쳐도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쟁쟁한 베스트셀링카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레이는 소형 SUV 시장의 최강자 기아 셀토스(4119대)보다 4월 한 달 간 많이 판매됐다.
4월까지 누계 판매량에서도 1만6166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판매량이 12.5% 늘었다.
캐스퍼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경차 시장 1인자였다. 캐스퍼는 지난해 4만8002대가 판매되며 현대차 SUV 모델 중 2위에 올랐다. 경차 2위는 레이로 4만4566대 판매됐다.
하지만 캐스퍼의 신차 효과가 끝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캐스퍼의 판매량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반면 기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캐스퍼 판매량 제고를 위해 1490만원대의 신규 트림 디 에센셜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판매량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올해 연말에 캐스퍼 전기차 생산을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만큼 생산 목표량도 줄였지만 판매량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GGM 관계자는 "연말에 전기차 설비 전환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해 생산 목표 계획을 지난해보다 줄였다"며 "내년 하반기 캐스퍼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기아] |
반면 레이의 경우 넓은 공간감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유일의 박스카인 데다가 기아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략에 따라 1인승 모델, 밴 모델, 전기차 등이 연이어 선보인다. 기아는 연내 레이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캐스퍼는 국내 최초의 경형 SUV지만 이제는 신차 효과가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경차 시장 자체가 많이 판매돼야 연 10만대 수준으로 크지 않아 캐스퍼 단일 모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레이는 캐스퍼와 달리 스테디셀러로 인기가 상당히 많다. 출시 당시에는 같은 경차인 모닝과 영역이 겹치지 않을까 우려가 많았지만 박스카라는 새로운 성장을 키웠다"며 "오토캠핑용, 상용 모델 등 목적이 다변화된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단일 모델의 흥행이 아니라 경차 시장의 부활을 위해서는 제도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교수는 "지금 경차 혜택이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다. 여전히 큰 차, 고급차가 대접받는 문화적인 부분도 경차 부진에 영향을 줬다"며 "적극적인 인센티브 정책과 다양한 모델을 출시해야 경차 시장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