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도시관광공사 직원, 납품 컴퓨터 되팔고 돈 챙겨
주차요금도 횡령…뒤늦게 징계위 열고 고발·파면조치
파주시민들 "직원 비리 계기 산하기관 전면쇄신 필요"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파주시 월롱면에 위치한 파주도시관광공사 전경. [사진=파주도시관광공사 제공] 2023.05.17 atbodo@newspim.com |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파주도시관광공사(파주공사) 직원이 납품을 받은 수억 원대 컴퓨터를 시중에 되팔아 금품을 챙기고 주차요금 등 공금까지 횡령한 혐의로 고발 및 파면됐다.
17일 파주공사와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파주공사는 지난 2월 8급 직원 A씨를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파주공사 자체 감사에서 A씨가 업체로부터 수억 원대 컴퓨터를 납품받았으나 이를 개인적으로 시중에 되팔아 판매 대금을 챙긴 것을 적발했다. 이에 더해 주차요금인 공금도 횡령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해당 시기는 파주공사 사장 교체 시점인 1월께로, 2월 말 사장 퇴사 시기와 겹쳐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납품업체 관계자는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억2000여만 원 상당의 태블릿 컴퓨터 수백대를 관련업체들에게 납품받았다"면서 "이를 해당 용도에 사용하지 않고 시중가 70% 정도 가격에 되팔아 거액의 금품을 챙긴 일이 내부 감사에서 적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관련 업체들이 A씨에게 납품한 컴퓨터에 대한 물품대금 결재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해 파주공사 측에서 이에 대한 자체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 결과 컴퓨터를 되팔아 챙긴 대금 외에도 주차요금을 받고도 미입금해 개인적으로 챙긴 공금횡령도 적발했다. 이에 4월10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공금 환수와 함께 파면 조치했다. 최고 중징계인 파면의 경우 퇴직금이 50%만 지급되는데 이미 이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파주시청 전경. 2023.05.17 atbodo@newspim.com |
■'청렴·소통' 말뿐인 파주시 산하기관… 파주시에 관리·감독 책임
최승원 파주공사 사장은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전문성과 책임 있는 공공시설 관리 운영과 적극적 도시개발 등을 통해 시민복지 강화 및 지역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시민과 함께하며 신뢰받고 공정함이 내재된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신뢰받고 공정함이 내재된 문화'가 아니라 직원 사욕과 비리가 '신뢰를 깨는 문화'를 보이고 있어 많은 파주시민들이 눈총을 보내고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에 거주하는 시민 B씨는 "파주시 산하기관 직원의 금품 챙기기와 횡령 행위 등은 아무리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라고 해도 공기업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격분하며 "이는 산하기관의 기강해이에 다름 아니기에 청렴과 소통을 내세운 파주공사의 위상 회복을 위해서라도 전면 쇄신(刷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주 문산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시민 C씨는 "여러 업체의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태로 조달을 받는 시스템이 견물생심의 사욕을 갖게 하는 원인일 수도 있다"며 "파주시와 의회에서 진상조사를 위한 전면감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주공사는 파주시 산하기관이다. 산하기관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영하는 공공기관이다. 지정대상은 지자체가 시민의 복리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돼 직·간접 경영하는 기관이며 '지방공기업법'의 적용을 받는다.
지방공기업법에 따르면 지자체가 직접 설치·운영하는 직영기업과 지자체가 자본금 전액을 출자한 독립법인으로 지방공사·공단이 있다. 직영기업의 경우 조직·인력은 지자체 소속으로 신분은 지방공무원이 된다. 지방공사·공단은 지자체의 별도 조직과 인원으로 독립적 운영되며 신분은 민간인이다.
따라서 파주공사는 파주시 산하기관인 공기업으로서 파주시에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이 공기업 직원 개인의 비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다수 파주시민들의 지적이다.
시민들은 "무엇보다 임직원 모두는 파주시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산하기관임을 자각하고 설립목적인 시민의 복리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역할에 전력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파주공사뿐만 아니라 파주시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atbod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