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부터 서울 아파트 거래 매월 2000건 이상
서울 강동구, 송파구 등 일부지역서 상승 거래
대출금리, 경기침체 상황 지속…"수요자 관망세 이어질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어나면서 실수요자들이 매수 타이밍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들어 거래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집값 상승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일부지역에선 호가를 올린 매물들이 나오면서 상승 거래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세금 부담에서 해방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점 역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올해까지 집값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전히 높은 금리와 경제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예년에 비해 거래량이 적은 수준인만큼 당장 집값이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시내 한강변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DB] |
◆올해 2월부터 서울 아파트 거래 매월 2000건 이상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 1월 1418건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2000건 이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2980건으로 3000건에 육박하기도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 4월 거래량은 267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했다. 3월과 2월은 같은 기간 각각 2배, 3배 이상 늘었다.
거래가 늘어나면서 일부 지역에선 상승거래도 나오고 있다. 급매물 소진 이후에도 매수가 이뤄지면서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진 것이다. 올해 초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린 데다 금리 역시 추가 인상이 주춤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달 8억9000만~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 8억4000만~8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세달만에 5000만~6000만원 가량 상승 거래가 발생한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크하비오푸르지오' 전용 84㎡는 이달 13억7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올해 들어 12억3000만~13억원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1억원 이상 상승 거래가 이뤄진셈이다.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여 내놓는 점 역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세금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보유세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대비 18.63% 감소했다. 2005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도입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이다. 서울의 경우 전년대비 17.32% 줄었다.
또 종부세법 개정을 통해 올해분부터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 1가구 1주택자는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렸다. 중과세율도 줄었다. 최저 1.2%, 최고 6%에 달했던 2가구 이상 보유자의 종부세 중과세율을 없애 0.5∼2.7%로 단일세율로 바꾸고 3가구 이상자의 합산과표 12억원 초과 부분에 대해서만 2.0∼5.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 거래·가격 상승에도 본격적인 집값 상승 일러…"수요자 관망세 이어질 것"
최근 거래가 늘고 일부 지역에서 가격이 상승했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엔 이르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지난해에 비해 금리가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경기상황도 침체됐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승거래는 지난해 집값이 급감한데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강남권 등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상승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서울 전체적으로 가격 반등이 이뤄지긴 아직 이르다"며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거래가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거래가 많다고 보기엔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금리 인상 속도가 꺾였고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이 소폭 개선되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평년과 비교해 거래량이 여전히 부진하고 고금리 기조 유지 등으로 가격이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들과 보다 저렴한 급매물 매수에 나서는 실수요자들간 눈치 싸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공정거래포럼 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에 실수요자들 역시 매매 대신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매수세와 매도세력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