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속 레버 없애고, 방향 지시등도 버튼식 작동
제로백 2.1초·최고 속도 322km/h, 날렵한 성능
오토파일럿, 차간 거리·속도 유지 탁월…차선 변경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테슬라의 플래그십 세단 모델 S가 신형으로 돌아왔다. 외부의 모습은 큰 변화가 없지만, 변속 레버 자체를 없애고 편의사양을 늘리는 등 내부 변화의 폭은 상당했다.
테슬라 '모델 S Plaid'를 지난 9일 강남구 신사동에서 빌려 1박 2일 동안 서울 시내를 돌아봤다. 테슬라 차량을 처음 타 봐서였을까. 혁신의 아이콘 답게 테슬라 모델 S는 낯설게 다가왔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테슬라 '모델 S Plaid' 2023.05.11 dedanhi@newspim.com |
다른 자동차 제작사 차량의 시승과 달리 테슬라의 시승은 친절한 직원의 안내부터 시작됐다. 처음에 어색하게 느껴졌던 테슬라 직원의 안내는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테슬라 모델 S의 카드키를 통해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은 순간, 당황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시동 버튼과 변속 레버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중앙에 위치한 17인치의 디스플레이는 보는 이를 압도했다.
시동은 카드키를 디스플레이 밑에 있는 정위치에 놓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걸린다. 반대로 시동은 카드키를 들고 내린 이후 차 문의 카메라 밑 위치에 대면 자동으로 꺼진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테슬라 '모델 S Plaid' 2023.05.11 dedanhi@newspim.com |
그 외의 모든 기능은 사실상 17인치의 터치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뤄진다. 디스플레이 왼쪽 가장자리의 변속 조작 화면을 위로 드레그한 채 가속 페달을 밟으면 주행이, 뒤로 드래그한 채 가속 패달을 밟으면 후진이 이뤄진다. 후진시에는 차량 양 옆과 뒤의 화면이 동시에 디스플레이에 올라온다.
왼쪽 가장 자리의 가장 위자리에는 주차(P) 버튼이 있어 이를 누르면 주차 상태가 이뤄진다. 이전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변속 방식이었다.
뿐만 아니라 좌우 방향지시등 레버도 없었다. 대신 스티어링 휠 왼쪽에 방향지시등 버튼을 만들어 이를 대신했다. 이 역시 어디에서도 쓰지 않는 방법이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테슬라 '모델 S Plaid'2023.05.11 dedanhi@newspim.com |
이는 테슬라는 자동차라기보다 하나의 전자기기라는 테슬라 유저들의 경험담을 떠올리게 했다. 자동차는 우선 안전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기존의 방법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대신 테슬라의 이같은 구조에 익숙해지기 전에는 조작 실수가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시승 내내 이같은 테슬라 모델 S의 구조에 적응하기 위해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테슬라는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이 불과 2.1초에 불과할 정도로 강력한 힘으로 주행시 짜릿함을 느끼게 했다. 테슬라 모델 S Plaid는 1회 충전시 주행 가능 거리 474km, 최고 속도 322km/h, 최대 출력 1020hp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테슬라 '모델 S Plaid' 2023.05.11 dedanhi@newspim.com |
여기에 테슬라 모델 S는 개발 단계부터 전기차로 설계돼 견고한 구조와 차체 바닥에 장착된 배터리팩으로 탑승자 상해 확률 및 차량 전복 위험을 최소화했다. 또 신형 모델 S에는 긴급 제동 기능과 같은 최신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또 테슬라의 첨단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은 유려한 차간 간격 유지와 차선 유지 등의 능력을 보였다.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주행 중 화면 오른쪽의 스티어링 휠 표시가 파란색으로 채워진 후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위치한 버튼을 두 번 누르자 오토파일럿이 활성화됐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테슬라 '모델 S Plaid'2023.05.11 dedanhi@newspim.com |
오토파일럿이 활성화되자 핸들이 스스로 통제하려는 등 강하게 움직였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운전대를 살짝 잡은 채 테스트를 했는데 앞차와의 간격 유지나 차선 유지, 속도 등에서 문제 없는 모습을 보였다.
오토파일럿 도중 차선 변경 신호를 넣자 오토파일럿 상태에서 별 문제 없이 차선을 변경하는 모습도 보였다.
테슬라 관계자는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교통 상황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고, 간선 도로에서 다른 간선도로로 옮겨가고 목적지에 근접하면 스스로 간선도로를 빠져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토파일럿은 자율주행 2.5단계 수준인데 완전한 자율주행에 이르는 것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테슬라 '모델 S Plaid'2023.05.11 dedanhi@newspim.com |
테슬라 모델이 지적 받았던 불편한 승차감은 실제 타 보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으며, 이전 모델과 달리 2열에도 터치 스크린을 설치해 뒷좌석 탑승자들도 넷플릭스, 유튜브 등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중앙 17인치 디스플레이에서는 콘솔 게임도 가능했다.
혁신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 변화에서 시작된다.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사람들의 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해리티지를 쌓아온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저력도 대단하지만, 테슬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혁신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시승이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