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기시다 한일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기시다 "일한미 안보협력, 尹대통령과 인식 일치"
尹대통령 "한미 워싱턴선언이지만 日배제 안해"
"북한 미사일 정보공유, G7서 한미일 진전 합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한미 간의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핵협의그룹(NCG)'의 한미일 확장판인 '한미일 핵협의체 창설' 추진을 하고 싶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워싱턴 선언은 일단 한국과 미국의 양자 간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이라면서 "그렇지만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간의 확장억제 핵협의체 창설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미일 핵협의체, G7 정상회의서 구체화 주목
오는 5월 19~21일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국 간의 핵협의체 창설 논의가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미일 간의 핵협의체 창설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 정상의 핵협의그룹 창설 합의가 한미일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일본 기자 질문에 대해 "북한 정세를 비롯한 이 지역 안보환경이 한층 더 어려워지는 가운데 일미동맹, 한미동맹, 일한미의 안보협력을 통한 억제력과 대처력 강화 중요성에 대해 윤 대통령과의 인식이 일치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간의 핵협의체 창설과 관련해 "핵협의체 창설을 포함해 한미 간 확장억제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한일 간의 확장억제 협의는 2+2 외교국방 고위그룹 협의를 통한 일미 간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움직임과 함께 지역 평화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면서 "계속해서 일미, 일한, 일한미 간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윤 대통령도 한미일 간의 핵협의체 창설과 관련한 한국 기자 질문에 "한일은 북핵 위협에 함께 노출돼 있다"면서 "어느 때보다 안보 협력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은 일단 한미 양자 간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이라면서 "그렇지만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일단 우리 입장으로서는 한미 간 워싱턴 선언이 완결된 게 아니고 계속 논의를 하고 공동 기획하며 공동 실행하는 과정에서 내용을 채워 나가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한미 간에 "먼저 이것이 궤도에 오르면 일본도 미국과 관계에서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문제"라고 일본 참여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정상의 공동기자회견 직후 "한미 두 나라가 핵협의그룹을 별도로 창설하기로 해서 거기에서 집중적이고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일본도 미국과 필요하다면 미일 간에 양자 차원에서 확장억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미 NCG가 정착되고 활성화된 이후에 한미일 간에 확장억제에 대한 추가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제 막 만든 핵협의그룹을 3자나 4자로 확대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거듭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대통령실 "한미일 핵협의체 확대 논의 안했다"
특히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간에 "NCG를 확대하는 문제는 논의된 적이 없다"면서 따라서 "한미일 3자 간에는 핵 확장억제 확대에 관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다시 한번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워싱턴 선언에 대해 일본이 환영한 것"이라면서 "우선 미국과 이 문제를 진전시킬 필요성을 느꼈다는 수준이고 NCG를 변화시키거나 바꿀 의향은 없다"고 일단 말을 아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함께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자 간 협력이 긴요한 상황"이라면서 "곧 다가올 G7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일 3국 정상 간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프놈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관련해 실현 방안에 대한 당국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환영했다"면서 "앞으로도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 지역에 있어서 북한 도발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일방적인 현상 변화도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미동맹과 한미동맹, 그리고 한미일의 안보협력에 의해 억지력과 대처력을 강력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합의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1월 일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미사일 데이터의 리얼타임 공유에 관해서도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G7 히로시마 정상회의 때 일한미 정상회담을 열고 더욱 더 논의를 진전시키도록 합의했다"면서 "북한과 대화의 창이 열려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