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8·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개인 통산 500탈삼진 고지를 밟으며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이자 선발투수로 출전해 투수로 5이닝 5피안타(2홈런) 1볼넷 13탈삼진 4실점 했다. 타석에서도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 팀의 6대4 승리를 이끌었다.
4일(한국시간) 개인 통산 500탈삼진을 기록한 오타니. [사진 = 뉴스핌 DB] |
한 경기 13탈삼진은 올 시즌 MLB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13개 탈삼진을 추가한 오타니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탈삼진 1위(59개)에 올랐다. 오타니는 4일까지 올 시즌 투수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54, 타자로 타율 0.307(114타수 35안타) 7홈런 19타점을 올렸다.
오타니는 이날 '미국야구의 전설' 베이브 루스 이후 처음이자 MLB 역대 두 번째로 투수로 500탈삼진, 타자로 100홈런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루스는 1914년부터 1935년까지 활약하며 타자로 714개 홈런을 날렸고 투수로는 501개의 삼진을 잡았다.
오타니는 지난해 무려 104년 만에 처음으로 단일 시즌 투수 10승과 타자 10홈런 동시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도 루스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만화같은' 이도류 활약에 오타니는 자주 루스와 비교된다. 누가 더 위대할까.
투수에서 타자로 전업한 루스는 1923년 데뷔 후 최고 기록인 3할9푼3리의 어마어마한 타율을 기록하며 홈런왕(41개)이 되었다. 당시 fWAR(팬그래프 승리 기여도)은 MLB 역사상 단일 시즌 1위인 무려 15.0. fWAR이 3 이상이면 준수한 선수, 5 이상이면 올스타급으로 평가받는다. 올스타급 3명의 활약을 루스 혼자서 보여줬다는 얘기다.
오타니는 지난해 투수로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의 성적을 올렸다. 모두 166이닝을 던져 219탈삼진으로 에인절스 '에이스' 노릇을 했다. 타석에서도 157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 34홈런, 95타점, 출루율 0.356, 장타율 0.519, OPS .875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fWAR은 9.3으로 루스보다 5.7이나 낮다. 당시 MVP 경쟁을 했던 애런 저지(양키스)의 fWAR은 11이었다.
오타니는 올시즌 타율 0.307, 7홈런으로 투타 맹활약 하고있다 [사진 = 게티 이미지] |
타율, 홈런, fWAR 등 객관적 기록을 놓고보면 오타니의 퍼포먼스는 루스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1910~1930년대와 202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들여다보면 오타니의 투타 맹활약은 루스 못지않다.
루스가 활약했던 1920년대는 라이브볼 시대였다. 반발력이 좋은 단단한 코르크심 공이 등장해 장타력이 좋은 타자들이 무더기로 출현했다. 또 지금처럼 투수들의 분업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 70~80년대 고교야구처럼 투타에서 북치고 장구치는 활약이 2000년대보다 수월했다. 하지만 오타니가 뛰고 있는 지금의 메이저리그는 각국 최고 선수들의 경합장이다. 미국선수 일색인 1920년대 메이저리그와 달리 인종, 국가를 넘어 모여든 야구 천재들 틈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오타니는 엄청난 투타 겸업 기록을 남겼지만 MVP 수상 경쟁에서 저지에게 밀렸다. 저지는 지난해 149경기 타율 3할1푼4리(547타수 172안타) 60홈런 128타점 OPS 1.117을 기록하며 2001년 이후 처음으로 60홈런을 달성한 타자가 됐다.
MVP를 선정하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 오타니는 1위 2표, 2위 28표로 총 280점을 받았다. 1위 30표 중 28표를 받아 410점을 얻은 저지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예상밖으로 압도적인 차이였다. 만약 전 세계 야구전문가의 투표로 정했다면, 오타니가 저지나 루스처럼 백인이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논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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