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위치한 공릉동도깨비시장
소진공 육성사업 계기 ESG경영 탈바꿈
상인회장 "지역상생, 이윤보다 큰 가치"
[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공릉동도깨비시장. 도깨비라는 이름의 유래는 9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9년 경춘철도 개통 후 화랑대역 인근에 모여든 노점상들이 단속이 나오면 도깨비가 다녀간 듯 순식간에 사라지고, 단속이 끝나면 다시 옹기종기 철길 근처로 모여들던 모습에서 도깨비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1937년 처음 개설된 이래 서울과 함께 발전해 온 공릉동도깨비시장은 이제 노원구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ESG 경영을 선도하는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 소진공 육성사업 참여…ESG경영으로 탈바꿈
공릉동도깨비시장이 처음부터 ESG경영을 도입한 건 아니었다. 시장 상인회는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기존 방식으로는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지역과의 협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때마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1년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이후 시장을 대표하는 특화요소를 찾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공릉동도깨비시장' 전경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3.04.26 victory@newspim.com |
보통은 먹거리나 축제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상인들은 지원사업 종료 후에도 스스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요소를 찾기로 했다.
공릉도깨비시장만의 차별점인 '지역과 상생하는 ESG 경영 선도시장'은 바로 이렇게 만들어졌다. 시장 상인회는 E(환경과의 상생), S(사회와의 상생), G(상인 간의 상생) 등 분야별 로드맵을 정했다.
먼저 환경과의 상생을 위해 도깨비시장은 비닐봉투나 포장 용기 등 폐기물을 재활용해서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상인들은 양파망을 활용해 친환경 수공예 가방·에코백을 만들어 각종 행사에서 활용하거나,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회용기 사용이 가능한 점포도 30개 이상으로 늘렸고 친환경 활동 인증 시 다회용기를 제공하는 '용기나와라 뚝딱' 이벤트도 상시 운영했다.
◆ 직업 체험 실시…도농상생 위해 노력
상인들은 다음으로 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시장 주변 네트워크를 활용한 문화행사, 상생 프로그램을 유치하기로 했다.
학생을 대상으로 직업 체험 프로그램 '우동사잡스'를 운영하고, 인근 중증 지체장애 특수학교 운동장에서 작은 시장을 운영하는 등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공릉동도깨비시장 시장상인이 직접 개발한 공릉동 내에서 제작과 마케닝까지 이뤄지는 '불도깨비 소스'는 시장 점포들이 공동으로 사용한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3.04.26 victory@newspim.com |
뿐만 아니라 도농 상생을 위해 팥 메주로 유명한 충북 증평군의 업체와 MOU도 체결했다. 증평에서 공수한 원료로 만든 '불도깨비 소스'는 공릉동에 위치한 업체를 통해서만 제작, 마케팅돼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상인회 집행부는 또한 상인 간 상생을 위한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을 추진했다.
처음에는 일반 상인들의 관심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청년조직 '꽁릉회'와 여성조직 '꽁미회' 등을 만들고, 매월 정기 모임을 가지며 행사를 기획하자 점차 참여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기획된 것이 바로 꽁릉회의 '명절 세트존'과 '상품권존'이다. 행사 기간 점포 매출이 150%까지 상승하는 등 상인들은 효과를 체감했다.
◆ 중기부, 전통시장 발전에 한마음 한뜻
이러한 전통시장의 노력에 발맞춰 정부도 전통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5월 1일부터 내수 활성화를 위한 소비촉진 동행축제인 '5월 봄빛 동행축제'를 개최한다.
유통제조·플랫폼 대기업 220여곳, 소상공인 상점가·전통시장 1800여곳 등 다양한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온라인기획전, 오프라인 판촉지원 및 특별판매전 등 다양한 할인 행사가 펼쳐진다.
동행축제 홍보포스터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3.04.21 victory@newspim.com |
그동안 내수 활성화를 위해 명절 등에만 한시적으로 실시했던 온누리상품권 특별판매도 연중 진행 중이다. 충전식 카드형과 모바일 상품권이 10% 할인되고 개인당 월별 구매한도도 150만원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전통시장 소득공제도 40%에서 50%로 상향되는 등 전통시장·상점가 이용을 위한 다양한 소비자 혜택들이 마련됐다.
박용선 공릉동도깨비시장 상인회장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상생을 배울 수있었다"며 "지역사회와의 공존이 이윤을 넘어선 더 큰 가치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동행축제 기간, 지역상생을 대표하는 서울 공릉동도깨비시장으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공릉동도깨비시장에서는 충전식 카드형, 모바일, 지류 온누리상품권 결제를 모두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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