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안산 찾아 세월호 가족과 간담회 예정
지역사회 "요식행위 불과, 안 오는게 낫다"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세월호 참사 9년이 다가오지만 진상조사와 '4.16생명 안전공원'이 첫 삽도 뜨지 못한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까지 참석하지 않는 가장 초라한 기억식이 오는 16일 진행될 것으로 보여 세월호 가족 등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022년 4월 16일 자신의 SNS에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발언한 내용. [사진=김동연 경기도지사SNS] 2023.04.07 1141world@newspim.com |
7일 세월호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참석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지역사회 일각에서 세월호 참사가 이제 쓸모가 없어 '팽' 당하듯 점점 잊혀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김동연 지사는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6박 7일간 미국 미시간, 뉴욕, 코네티컷, 펜실베니아, 버지니아 등 5개 지역을 방문하고,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 4일간 일본 도쿄와 가나가와현을 방문할 예정이다.
세월호 관계자는 "김 지사가 해외출장을 떠나기 전날인 8일 오전 안산 소재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기억교실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지원 관련 한 관계자는 "김동연 지사가 내일(8일) 오전 세월호 가족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겠다는 일정은 전날인 6일 결정돼 급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산의 한 지역 정치인은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도정 질문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그런데 도지사 취임 후 첫 세월호 기억식부터 불참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인은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는 경기도 홈페이지에 진상규명을 위해 '경기도는 끝까지 연대하겠다'"며 "정의 실현을 일궈내기 위해 유가족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사진과 함께 도배를 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는데 이제는 세월호에서 이태원 참사로 갈아 탄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안산시민 중 한명은 "일요일 해외 출장을 가는데, 전날 세월호 가족협의회를 찾는 것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세월호 참사는 경기도민에게 발생한 참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 목숨을 잃었고 또한 학생들이었다. 내일 모레 떠날 분이 내일 와서 무슨 위로가 되겠는가? 마음만 상할 뿐이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세월호 가족협의회와의 간담회는 급하게 일정이 정해진 것이 아닌 몇주 전부터 일정이 계획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태원 참사에 대해 경기도가 진상규명을 위해 함께하겠다는 내용. [사진=경기도 홈페이지] 2023.04.07 1141world@newspim.com |
세월호 참사는 지난 2014년 4월16일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탑승객 476명 가운데 304명이 숨진 사고다. 탑승객 가운데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학생 325명 가운데 250명과 교사 11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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