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원 中식물성 음료 공략...경쟁업체 제치고 선정
최근 광주공장에 아몬드브리즈 1L 생산라인 추가도
2018년 설립 만성적자 중국법인, 첫 흑자 청신호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매일유업이 이달부터 중국 스타벅스 전 매장에 식물성 음료 아몬드브리즈를 납품한다. 조만간 어메이징오트도 공급 채비에 나선다. 분유로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매일유업이 '식물성 음료'로 잿팟을 터뜨린 셈이다. 2018년 설립 후 지속 적자를 내던 중국법인의 첫 흑자 전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스타벅스차이나와 손잡고 지난 4일부터 중국 전역 스타벅스 6000개 매장에 식물성 아몬드 음료인 '아몬드 브리즈 1L' 공급을 시작했다. 현지 매장에 아몬드 브리즈를 활용한 '캬라멜 무스 아몬드라떼' 등 신제품을 선보이고 우유를 대체하는 기본 옵션으로 '아몬드 음료'를 추가한 것이다.
중국 스타벅스에 공급되는 아몬드브리즈 제품. [사진= 매일유업] |
아몬드 브리즈는 매일유업이 2015년부터 미국의 블루다이아몬드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생산하는 제품이다. 매일유업은 스타벅스차이나와의 계약에 따라 광주공장에서 생산한 아몬드브리즈를 중국에 수출한다. 뿐만 아니라 매일유업은 스타벅스차이나와 식물성 오트 음료인 '어메이징 오트'에 대해서도 공급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 어메이징 오트도 수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현지의 스타벅스 매장은 총 6000여개에 달한다. 1700여개 수준인 국내 스타벅스 대비 3배가 넘는 규모다. 매일유업은 이번 공급 계약에 따라 최근 광주공장에 아몬드브리즈 1L제품 생산라인을 추가했다. 향후 수출 추이에 따라 생산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스타벅스차이나는 식물성 음료 라인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공급업체를 물색했다. 이에 매일유업은 아몬드브리즈를 비롯한 식물성 음료 라인업을 제안했고 스타벅스차이나는 여타 경쟁 제품과 비교한 결과 매일유업 제품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진다. 매일유업은 지난 2020년부터 중국 B2C시장에 아몬드브리즈를 선보였고 이번 계약으로 B2B 채널을 확대하게 됐다.
중국의 식물성 음료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다. 규모만으로도 높게 평가되는데다 성장가능성도 매우 높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의 식물성 음료 시장은 2020년 기준 1117억 위안(한화 약 21조원) 규모다. 2014년 1039억 위안(약 19조2000억원) 대비 상승했지만 국내만큼의 큰 폭의 상승세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현지에 식물성 음료가 판매되고 있지만 기존 우유처럼 일상 식품으로 자리잡기보다는 호기심에 따른 구매율이 높은 수준으로 알려진다. 특히 아몬드 음료의 경우 여타 식물성 음료 대비 경쟁제품이 많지 않은데다 매일유업이 2020년부터 아몬드브리즈를 중국 시장에 내놓으면서 어느 정도 소비자 인식이 자리 잡은 점 등이 선정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3.04.06 romeok@newspim.com |
한국의 경우 최근 2~3년의 짧은 시간동안 식물성 음료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국내 식물성 음료 시장은 2021년 6469억원 규모로 4년 전 대비 23% 늘었고 2026년에는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에서도 식물성 음료 옵션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21년 9월 오트 음료 옵션을 추가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오트 음료 매출액이 첫해 대비 3배 가량 늘었고 같은 기간 두유 옵션 매출액은 4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중국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이같은 추세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중국 스타벅스 공급과 함께 현지 B2C 소비자들에 매일유업의 아몬드브리즈, 어메이징오트 등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실제 스웨덴 브랜드 오틀리(OATLY)의 경우 2020년 4월 중국 스타벅스에 오트 밀크를 납품한 이후 월 평균 판매량이 8000여개를 기록, 오프라인 연간 매출액 2억 위안(한화 약 383억원) 현지 오트 밀크 시장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스타벅스차이나와 대규모 계약이 성사됨에 따라 중국법인의 첫 흑자전환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8년 중국에 커피, 분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첫 해외법인인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영업을 본격화한 바 있다. 당시 냉장커피 브랜드 바리스타룰스가 중국 일부에서 인기를 끈 여파다. 그러나 설립 첫해 당기순손익 28억원을 낸 이후 2019년 41억원, 2020년 19억원, 2021년 8억원, 2022년 22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를 지속했다. 그간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매일유업이 식물성 음료로 사실상 잿팟을 터뜨린 셈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중국에서 식물성 음료는 아직 초기단계이로 소비자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라며 "앞으로도 중국 현지의 B2B채널을 중심으로 식물성 음료 확대를 지속 시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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