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의 강점은 추적오차
한국 상장 ETN 거래량 급증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인덱스펀드를 증시에 상장한 형태인 ETF는 워낙 유명해져서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낯선 상품이 자주 언론에 등장한다. 바로 ETN이다. ETN(Exchange Traded Note, 상장 지수증권)은 ETF처럼 증시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다.
ETN의 발행주체는 증권회사다.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일종의 파생결합증권이다. 반면 ETF의 발행주체는 자산운용사다. 발행주체만 보면 확연히 다른 상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투자자가 매매를 하는 과정에서는 특별히 다른 점이 없는 비슷한 상품의 특성을 보인다.
ETN과 ETF와의 또 다른 차이점은 1~20년 사이의 만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ETN은 만기일의 지표 가치로 상환금이 지급된다. 특히 신용위험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ETN은 증권회사가 파산할 경우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신용위험'에 노출돼 있다. 따라서 한국거래소는 증권사가 ETN을 발행할 때 자기자본 등의 재정 건정성을 까다롭게 살펴본다.
ETN 상품의 성장 속도는 눈부시다. 2014 11월에 처음으로 10종목이 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2023년2월말 기준 상장 종목 수는 362개로 늘어났다. 아직 시장규모 면에서 ETF에는 못 미치지만 ETF 시장에서 다루기 까다로운 원자재, 통화 등의 기초자산 관련 ETN 상품을 대거 만들어내면서 급성장 중이다.
ETF보다 ETN이 강점을 보이는 부분은 뭘까? 바로 추적오차다. '추적 오차(Tracking Error)'란 기초지수를 ETF의 순자산가치(NVA)가 얼마만큼 잘 따라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ETF는 구조적으로 추적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ETN의 경우 사실상 증권사와의 파생상품 거래라 정확한 수익 정산이 가능해 추적오차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ETN의 시장규모는 얼마나 될까? 기초자산 기준으로 국내 ETN 118개와 해외 ETN 244개를 합치면 종목 수는 총 362개다. ETN 지표가치 총액은 2023년2월말 기준 10조5천억원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1,500억원이다. ETF의 순자산가치총액 89조7천억원과 일평균 거래대금 2조7천억원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크다. 하지만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초가치총액 상위 5개 종목을 살펴보면 1위는 'QV 코스피 변동성 매칭형 양매도 ETN'으로 5,541억원, 2위는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으로 5,337억원, 3위는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으로 5,174억원, 4위는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으로 4,755억원, 5위는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으로 3,016조원을 기록 중이다.
주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상위 5개 종목 중 레버리지와 인버스 ETN이 무려 3개나 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화끈한 한국 투자자들의 취향에 맞게 각 증권사들이 다양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N 상품들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41]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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