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정부 전직 고위 관료가 부동산세 도입을 주장했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 26일 보도에 따르면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재정부 부장(장관)은 최근 월간지 '비자오(比較·비교)'에 기고한 '신 시대 중국 재정체계 개혁과 미래 전망'에서 "적합한 지방세 세종(稅種)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러우 전 부장은 글에서 "부동산세는 가장 적합한 지방세 세종"이라며 "경제가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한 뒤 조속히 시범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세는 주택 보유자에게 부과하는 '보유세'를 골자로 한다. 중국에는 주택을 사고팔 때 '거래세'만 일부 부과될 뿐 한국의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개념의 '보유세'는 사실상 없다. 지난 2011년부터 상하이(上海)와 충칭(重慶) 두 개 도시에서만 고가 주택과 다주택 소유자에 대해 '방산세(房産稅)'라는 이름으로 부동산세를 시범 적용해 오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일부 지역의 부동산세 개혁 업무에 관한 결정'을 의결함으로써 본격적인 도입을 예고했다. 전인대는 당시 국무원에 부동산세 개혁 관련 세부 마련 및 시행권한을 위임하면서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시범 지역을 선정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작년 3월 중국 관영 통신사인 신화사(新華社)는 재정부 관계자를 인용, "전인대 상무위원회로부터 부동산세 개혁 시범 관련 권한을 위임 받아 일부 도시를 대상으로 초보적 연구를 진행했다"며 "그러나 각 분야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올해 부동산세 개혁 시범 도시를 확대할 만한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재정부 관계자의 해당 발언에 대해 부동산 시장 침체를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부동산 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던 가운데 부동산세를 도입할 경우 구매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을 염려해 전면 도입 속도를 늦춘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우 전 부장 역시 글에서 "실사구시에 입각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진=디이차이징(第一財經)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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