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시청역 '탈시설장애인 표적수사 변질 기자회견'
전장연 "'묻는 것'에만 그쳐…모든 장애인 포괄하는 대책 마련해야"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서울시의 탈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표적수사'라고 비판하며 "감옥 같은 시설이 아닌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에 대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전장연은 27일 오전 시청역에서 '서울시 탈시설장애인 전수조사 표적수사 변질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전장연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1일 돌연 거주시설에서 탈시설한 장애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기사를 통해 발표했다"며 "서울시의 탈시설 장애인에 대한 전수조사는 탈시설을 보다 잘 이행하기 위함이 아니라 탈시설 장애인을 괴롭히고 표적화하여, 탈시설을 하려는 당사자와 지원 기관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전장연 박경석 공동상임대표가 27일 시청역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전장연 제공] 2023.02.27 whalsry94@newspim.com |
앞서 서울시는 거주시설에서 나와 생활하는 '탈시설' 장애인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탈시설을 명분으로 장애인을 내쫓았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던 '향유의집' 사례와 같이 자립 가능성이 크지 않은 최중증 장애인이 24시간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거주시설에서 지역사회로 나오며 속출한 부작용을 검토해본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통해 서울시가 '탈시설'과 '거주시설'을 양립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전장연은 이날 서울시의 전수조사가 매번 조사에 그칠 뿐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울시는 지금까지 5년 주기로 탈시설 계획을 수립하기 전 탈시설 욕구조사를 실시해왔다. 그러나 '묻는 것'에서 그치고 사후 지원은 없는 서울시의 정책은 시설거주 장애인에게 '희망고문'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장연은 탈시설에서의 생활이 장애인에게는 지옥과 같다고 주장하며 '표적수사'를 멈출 것을 촉구했다. 노들야학 학생인 조상지 탈시설장애인연대 회원은 "시설에서의 삶은 지옥이었다"며 "시설은 기본적인 안전과 건강도 보장할 수 없는 곳이다. 시설에서 인권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김홍기 활동가 또한 "시설에서 사는 것은 매일이 고통이었고 이곳이 마지막이겠구나 생각했다"라며 "외부에서 사람들이 올 때만 봉사자들은 잘해주는 척을 하고 실제로는 맞았다.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제 처지가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24시간 자립생활이 아니라 돌봄이 필요하다는 서울시의 주장은 최중증장애인은 시설에서 살라는 말과 다름없다"며 "서울시가 최중증장애인을 갈라치고 차별하는 정책이 아니라 '모든 장애인'을 포괄하는 탈시설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전장연은 또한 "이미 증명된 탈시설 정책의 효과성을 가리고 음해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오히려 탈시설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3차 서울시 탈시설 계획'에 보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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