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수사범 2021년 대비 72.5% 증가
30대 이하 전체 마약사범 59.7% 차지
프로포폴 확산…병·의원 합동수사 예정
압수수색 영장 심문 시 수사 한계 우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검찰이 최근 인터넷 유통망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마약범죄에 대응하고자 서울을 포함한 전국 4대 권역 검찰청에 특별수사팀을 설치했다.
대검찰청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관세청·식품의약품안전처·지방자치단체·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서울중앙·인천·부산·광주지검에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출범하고 합동수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브리핑에 나선 김보성 대검 마약조직범죄과장은 "지난 한 해 마약사범 총 1만8000여명 대로 역대 최악으로 증가했다. 특단의 대응을 하지 않으면 마약이 일상화 되어 아이들이 학교에서 마약 범행을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며 특별수사팀 출범 취지를 설명했다.
특별수사팀은 검찰 69명·관세청 6명·식약처 3명·지자체 4명·KISA 2명 등 총 84명이 참여하는 4개 팀 규모다. 부장검사 4명이 각 팀에 소속돼 있으며 마약전담 검사 11명과, 다크웹 수사팀 10명을 포함한 검찰 마약수사관 54명이 배치됐다.
이들은 대규모 마약류 밀수출·입과 의료용 마약류 불법유통, 다크웹 등 인터넷 마약류 유통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게 된다.
검찰은 최근 대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심문 제도가 시행될 경우 특별수사팀의 마약 밀수출·입 수사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과장은 "단적으로 제가 예전에 수사했던 것을 말씀드리면 마약 유통책 컴퓨터 폴더에 암호화 된 키들을 저희가 찾아내야 하는데 알 수가 없다"며 "단순히 은어를 번역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특정한 파일 형태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검색어를 어떻게 제한할 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으로 마약 국내 유통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능해지면서 일선 검찰청에서 일부 수사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부산지검은 지난해 12월 27일 태국으로부터 필로폰 약 50kg(시가 1657억 원)을 밀수입한 마약밀수사범 3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는 약 165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김 과장은 "필로폰 50kg는 국내 유통 목적으로 해외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정도 규모가 우리나라에 단일로 들어왔다는 것은 마약의 확산세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대마를 유통한 재벌가 3세와 고위공직자 출신 자녀, 연예기획사 대표 등 총 20명을 입건했으며, 18명을 기소했다. 부산지검은 이달 태국에서 필로폰 50kg을 밀수한 조직을 적발하기도 했다.
김 과장은 "관세청과 함께 공항·항만 중심으로 유입되는 마약을 차단하고 국내 지역별 유통과 단순 투약소지 사범에 대한 범죄 정보를 경찰에 인계해 빈틈 없는 수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마약 근절이 국가 책무라는 공통된 목적 아래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찾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2.05.03 pangbin@newspim.com |
검찰에 따르면 2022년 마약사범은 1만8395명으로 전년(1만6153명) 대비 13.9% 증가했다. 마약 공급사범은 4890명으로 전년(4045명) 대비 20.9% 늘었고, 그중 밀수사범은 1392명으로 전년(807명) 대비 무려 72.5% 증가했다.
마약 압수량 또한 2017년 154.6kg에서 2021년 1295.7kg으로 5년 만에 8배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사범 중 10~20대 비율은 2017년 15.8%에서 2022년 34.2%로 5년 만에 2.4배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30대 이하가 마약사범의 59.7%를 차지해 젊은 층 비율이 높다.
검찰은 마약 거래가 주로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보안 메신저·암호화폐를 이용한 '던지기'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점차 지능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우편을 이용한 마약 해외직구 또한 늘었다. 실제 올해 마약류 압수량 804.5kg 중 외국 발송 마악류가 561.1kg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이 중 라오스에서 발송된 분량이 113.8kg(20.3%)로 가장 많았다.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도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의료용 마약류 처방 인원은 1884명으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10~20대를 중심으로 펜타닐과 '나비약'으로 불리는 비만치료제인 디에타민 등이 유행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와 암거래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특별수사팀은 병·의원과 약국에 대한 합동수사뿐만 아니라 AI를 활용해 24시간 인터넷 마약 판매 게시글과 사이트를 감시하는 방식으로 인터넷 마약 유통망을 와해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 DEA 등 각국 수사기관과의 공조 체계를 통해 해외 마약류 유입을 차단하고, 관세청과 마약밀수 합동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 현판. [사진=대검찰청] 2023.02.21 sykim@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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