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북미 매출 1814억원…전년比 83%↑
LG생건 미국에서만 매출 1922억원 올려
매출 비중 미미하지만 향후 경쟁력 달려있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 대체 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는 북미에서 각각 약 2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곳 모두 적극적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향후 북미 시장에서의 성적이 두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해외 시장 매출.[사진=아모레퍼시픽] |
4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자료에 따르면 작년 중국 매출 비중이 약 60%에 달하는 아시아 시장의 매출은 24% 감소한 1조2820억원을 기록한 반면, 북미 시장의 매출은 1814억원으로 2배 가까이(83%)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주요 브랜드의 아마존, 세포라 등 채널 접점 확대 및 마케팅 대응 강화로 북미 시장에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작년 화장품 사업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7.7% 감소했지만, 미국에서는 23.3% 증가한 192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다만 높은 성장세에도 불과하고 전체 매출에서 북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양사 모두 아직 낮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에서 미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 수준이다.
중국 매출이 많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규모 역시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 매출에서 60% 수준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을 추산해보면 7692억원 수준인데 북미 매출과 4배나 차이난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기업 인수와 유통 채널 확대 등으로 이 차이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면세 채널을 중심으로 하는 고가 화장품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코로나19 영향이 사라진 뒤에도 중국 매출이 예전 수준으로 올라오긴 어렵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인수한 미국 화장품 브랜드 타타 하퍼.[사진=아모레퍼시픽] |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미국의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의 지분 100%를 1681억원에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의 주력 상품을 중심으로 한 브랜딩 강화, 타타하퍼 등 시장 공략을 위한 인수 브랜드 입지 강화 등을 통해 북미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역시 2019년 더 에이본의 전신인 뉴에이본 인수를 시작으로 2020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2021년에는 미국 하이앤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를 보유한 보인카와 2022년 화장품 브랜드 더크램샵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어 LG생활건강은 지난달 미국 스타벅스와 아마존 등을 거친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했다. LG생활건강은 스타벅스에서 모바일 식음료 주문∙결제 등 디지털화 업무를 론칭한 문 부사장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에서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