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휴마시스가 납기일 어겼다…손해 커"
휴마시스, "일방적 단가 인하 요구…대기업 지위 남용"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셀트리온과 휴마시스가의 진단키트 계약 관련 다툼이 법정으로까지 확대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휴마시스는 지난달 26일 셀트리온에 미지급 진단키트 대금과 손해배상으로 1200억원을 청구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셀트리온은 지난달 31일 휴마시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선급금 반환 청구 소송으로 맞섰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62만1328명으로 집계된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받은 자가진단키트를 확인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2.03.17 pangbin@newspim.com |
셀트리온과 휴마시스는 지난 2020년 6월 코로나19 진단키트 공동연구 및 제품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셀트리온 미국법인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단키트를 납품했다.
문제는 최초 계약금액인 1336억원 중 447억원만이 이행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양사의 계약이 축소되면서 휴마시스는 나머지 919억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셀트리온 "납기일 변경으로 美 진단키트 시장서 경쟁력 떨어져"
셀트리온은 휴마시스 측이 코로나19 진단키트 납기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한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초까지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수차례 휴마시스에 발주를 진행했으나, 휴마시스가 예정된 납기를 준수하지 못했다.
휴마시스는 지난 2021년 11월2일 출하 지연에 따라 납기일을 변경했다. 지난 2021년 12월27일에는 납품일정 연장을 요청해 계약 종료일이 변경되기도 했다.
[로고=셀트리온] |
셀트리온은 "이로 인해 미국 시장에 진단키트를 적기에 공급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현지 시장 경쟁력 확보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이 문제에 대해 양사가 지난해 4월부터 논의를 지속했으나, 합의안이 도출된 단계에서 휴마시스가 협상을 거부해 지난해 12월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휴마시스에서는 추가 협의를 하겠다고 연락해 왔지만, 약속한 1월27일까지 협의안을 보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휴마시스 "일방적으로 단가 인하 요구…영업 실패 책임 전가"
휴마시스는 셀트리온에서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고 반박한다. 셀트리온이 영업 실패의 책임을 협력업체의 손실로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휴마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셀트리온은 생산 중단 및 납품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진단키트 판매 부진이 이유였다. 실제로 셀트리온 자료에 따르면 진단키트는 전체 매출에서 지난 2001년 4분기 10%, 지난해 1분기 20%, 2분기에는 4% 비중을 차지했다. 작년 3분기에는 진단키트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로고=휴마시스] |
휴마시스는 "셀트리온은 연장된 납기일이 다가오자 일방적으로 단가 인하를 요구했고, 휴마시스 측에서 단가 인하를 수용하지 않자 계약 파기를 주장했다"고 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진단키트의 경우 한시적으로 수요가 늘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면서도 "업계에서는 상황이 바뀔 경우 재계약을 하지 거래처에 단가를 낮춰달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휴마시스의 주장에 대해서 셀트리온 관계자는 "배포된 자료 내용 외에는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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