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3995개…비대면 활성화로 축소 가속
'느린 말 서비스' 등 ATM 기능 개선…찾아가는 서비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로 시중은행 점포가 4000개 밑으로 떨어졌다. 각 은행은 점포를 줄이는 동시에 노인 특화점포 운영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큰글씨 서비스 도입으로 노인 등 금융소외 계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점포는 3995개로 4000개를 밑돌았다.
일반은행 점포는 2012년 2분기 5767개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감소 중이다. 2017년 3분기 4971개로 4000대로 떨어졌다. 이후 5년 만에 3000대로 내려왔다. 은행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금융 환경 변화로 점포를 축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까지 더해지며 은행 점포 축소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1.20 ace@newspim.com |
은행들은 점포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노인 등 금융소외 계층 특화서비스로 고객 편의성도 높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스마트폰 및 모바일뱅킹 확산에 맞춰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큰글씨 서비스를 내놓고 화면 구성을 단순화한 게 대표적이다. KB국민·NH농협·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시니어 맞춤 앱, 전용 웹페이지, 앱 큰글씨 서비스 등을 제공 중이다.
점포를 줄이는 대신 자동화기기(ATM) 기능도 개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기존 ATM 기능에 더해 계좌 개설과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등이 가능한 종합금융기기(STM)를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에 배치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ATM에서 큰글씨 서비스 뿐 아니라 안내 음성 속도를 기존보다 70% 낮춘 '느린 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노인 특화 대상 점포 운영과 은행 업무 찾아가는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서울에서 고령인구가 많은 5개 행정구 복지관과 협력해 'KB시니어 라운지'를 열었다. 이동버스를 활용해 소액 현금 입출금, 통장 재발행, 연금 수령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시니어 고객 특화 점포도 내놓고 있다. 업무 목적에 맞게 컬러 유도선을 설치해 동선 구분을 쉽도록 했다. 입출금은 녹색 등 업무별로 고유 색상을 배정해 찾기 쉽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 은행 점포 폐쇄 지역에 고령층 특화 영업점인 '동소문시니어플러스영업점'을 열었다. 사랑방 같은 복합공간과 교육장소, 시니어 전용 ATM 등을 배치했다.
고령층은 은행이 놓쳐서는 안되는 고객층이다. 고령 인구는 갈수록 증가하며 이들 금융자산도 갈수록 불어 나서다. 통계청이 공개한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국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7.5%에서 2070년 46.4%까지 증가한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등이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가구주가 60세 넘는 가구 저축액 중앙값은 2021년 221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늘었다. 50대 가구주 저축액 중앙값도 5180만원에서 5520만원으로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를 줄이더라도 고객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며 "시니어 고객 특화 상품과 맞춤형 상담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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