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 판독결과 분석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 서해상에서 또다시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선박 4척이 2척씩 바지선으로 보이는 선박 양 옆에 붙어있는 전형적인 환적 모습이다. 새해 들어 열흘 만에 벌써 6건이 발견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북한 서해상을 촬영한 10일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 판독 결과 선박 3척이 나란히 근접해 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12일 보도했다.
북한 서해 초도 남단 해상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선박 간 환적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선박 6척(원 안)이 보인다. 2023.1.12 [사진=Planet Labs/VOA] |
사진상으로 보면 북한 초도 남쪽 해상에서 길이가 각각 105m와 100m인 선박 2척이 길이 40m 선박을 사이에 두고 밀착해 있다. 이 지점에서 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곳에서는 길이 90m 선박 2척이 이들보다 크기가 작은 선박 양옆에 바짝 붙어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와 미국 정부 등이 불법 환적으로 판명한 움직임과 일치한다.
특히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10월 공개한 중간보고서에서 북한 해역에서 선박이 밀착한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3척이 맞댄 경우 가운데에 있는 1척이 크레인용 바지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2척씩 무리 지은 선박들 사이에 크레인용 바지선 2척이 각각 자리해 화물을 옮겨 싣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VOA는 지난해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 서해에서만 총 36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정황을 발견했다.
올해에는 지난 2일 4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정황을 확인했다. 이번 2건을 더하면 이 일대에서 발견된 환적 의심 사례는 새해 들어 불과 열흘 만에 6건이 된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번에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가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의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를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했다.
이번 접선을 통해 두 선박이 제재 품목을 거래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75호가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물품을 건네받지 못하도록 한 만큼 어떤 물품을 주고받았든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에릭 펜튼 보크 조정관은 최근 "(서해상 환적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어떤 유형의 물품이 환적되는지, 선박이 어디에서 출항했는지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환적된 물품이 제재 대상이 아닐 가능성도 물론 있다"며 "하지만 북한 선박과 어떤 물품을 환적하더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 11조에 따라 제재 위반"이라고 확인했다.
이어 "해당 선박을 식별할 수 있다면 선박이 출항한 나라는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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