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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전망] 尹정부 집권 2년차 외교안보 화두 '복합경쟁'…미중갈등 심화

기사입력 : 2023년01월01일 06:00

최종수정 : 2023년01월01일 06:00

아산정책연구원 "美中, 가치·체제 경쟁으로 격화"
외교안보연구소 "북핵해결, 중·러 외면으로 난망"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윤석열 정부 집권 2년차 계묘년(癸卯年)의 외교·안보분야 화두는 '복합경쟁(Complex Competition)'이다. 국내 외교안보 주요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등은 최근 발간한 '2023년 정세전망' 보고서를 통해 새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지난해보다 한층 더 다차원적이고 다면적인 경쟁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최근 펴낸 '2023 아산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전략적 불신(2015), 뉴노멀(2016), 리셋?(2017), 비(非)자유주의 국제질서(2018), 한국의 선택(2019), 신(新)지정학(2020), 혼돈의 시대(2021), 재건(2022) 등이 지금까지 연구원이 다루었던 주제들"이라며 "2023년의 주제로 선정된 '복합경쟁'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 선택된 주제"라고 소개했다.

아산정책연구원 '2023 아산국제정세전망' 보고서 표지. 2022.12.30 [이미지=보고서 캡처]

보고서는 '복합경쟁'을 화두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미-중 간의 전략경쟁은 무역, 미래 성장동력의 확보, 국제질서 재편의 경쟁을 넘어 가치와 체제의 경쟁으로 격화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주주의 대(對) 권위주의' 세력 간의 대립으로 변했다"며 "다른 질서와의 병존을 꾀하기보다는 국제질서 내에서 경쟁자를 소외시키고 배제시키려는 시도가 부각되기 시작했고, 기존에 세계를 하나로 잇는 역할을 했던 경제 문제 역시 이제 안보의 영역에서 해석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쟁이 '투쟁'의 성격을 띠면서 중견국들은 이제 조정 역할보다는 선택을 강요받는 위치에 놓이게 되었으며, 군비경쟁 역시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더욱 치열성을 띠고 있다"면서 "지난 수년간 산발적으로 나타났던 이러한 현상들은 하나의 추세의 성격을 띠게 되었고, 이제 세계는 다차원적이고 다면적인 경쟁을 경험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2023년은 이러한 추세와 방향성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주요국들 간의 군사적 충돌 위험성은 이제 가능성을 넘어 현실적 위험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며, 아직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만해협, 한반도 등이 새로운 분쟁 지역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2022년 중 부쩍 증강된 핵위협을 시위하였던 북한은 이제 한국에 대한 핵협박을 일상화하려 할 것이고,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긴장은 더욱 고조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2022년 중 가장 격렬한 격전의 현장이 유럽이었다면 2023년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분쟁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국제 비확산체제 역시 다시 한번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이 안보공약을 조정하기 시작한 중근동 지역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틈새 공략 역시 가속화될 것이고, 주요 국가들의 대립 속에 세계 경제의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한마디로 2022년보다 더 뜨거운 경쟁, 더 위험한 세계가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 "주요국 군사적 충돌 위험성 더 커질 것"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원장은 이 보고서의 총론 '복합경쟁의 시대와 격변하는 세계'에서 "2022년 중 그 윤곽이 뚜렷해진 주요국 간의 경쟁은 그 이전의 경쟁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2000년대 이후 주요국 간의 경쟁은 상호의존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체제 내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경쟁이었고, 군사적인 대립과 충돌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새로운 경쟁의 시대에는 경쟁의 분야가 성장동력(경제), 과학기술 및 표준, 지향하는 가치와 체제 등으로 다양화된 전면적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23년에는 복합경쟁의 특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주요 국가들의 정책노선이 2022년의 추세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22년 그 전조가 보였던 주요국 간의 군사적 충돌 위험성은 2023년에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 ▲인태지역 군사적 위기를 활용한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도발 수위 강화 등을 대표적인 위험사례로 지목했다.

최 원장은 "세계적 복합경쟁은 결국,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확보 욕구와 연결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23년 중 재래 군비경쟁, 핵 군비경쟁, 군사기술경쟁의 세 가지 분야에서 동시에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재래 군비경쟁은 과거 양적 증강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에는 질적 및 양적 열세를 상쇄하기 위한 비대칭전력의 확보에 각국이 집중하고 있다. 다영역작전이나 지능화전 등의 새로운 전쟁수행론이 등장함에 따라 재래 군비경쟁은 더욱 기술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2023년의 국제정세는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한다"면서 "우선, 기회의 요인으로서는 무엇보다 가치와 체제를 같이 하는 국가들과의 결속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한미동맹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학기술 및 첨단 소재 분야에서의 진영화와 디커플링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이것이 우리 자체의 기술 보호와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성 보장에는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며 "한반도를 넘어선 다양한 지역 및 국제이슈들에 있어 우리의 대응 방향이 제대로 정립될 수만 있다면 국제적 기여와 한국의 대외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그러나 동시에 도전 요인 역시 만만치 않다"며 "무엇보다 더 위험해진 세계 속에서 한반도와 지역 차원의 위기가 연계되어 발생할 경우 우리의 안보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과거 사드(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를 둘러싼 중국의 무역보복이나 2022년의 '5개 응당' 요구, 우크라이나 지원 가능성에 대한 러시아의 경고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한국에 대한 일부 주변국들의 압력성 조치는 더욱 증대될 수 있고, 북-중-러 연대와 같은 반한(反韓) 공동전선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봤다.

또한 "복합경쟁으로 인해 다영역적인 대결과 디커플링이 혼재함에 따라 우리가 감수해야 할 리스크는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고, 미국의 IRA(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경쟁 영역에 따라서는 협력대상으로부터 견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간국가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우리에게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우리 자체의 의제 조정력이 발휘될 수 있다면 이는 국격 제고의 기회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주요국들의 경쟁적 압력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 역시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최 원장은 새해 한국 정부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조언으로 ▲가치와 체제가 개입되는 지역 및 국제적 쟁점에 대한 '전략적 명확성(strategic clarity)' 확보 ▲'민주주의 연대'와 같은 가치협력에 참여하더라도 쟁점별 대응전략은 다양화 ▲협력대상국이나 잠재적 경쟁국가 간 발생할 수 있는 갈등 관리 ▲유럽연합(EU)이나 아세안 국가들과 같이 유사입장국과의 협력체제 강화 ▲한반도 긴장 고조를 억제하기 위한 확장억제 조치 강화 등 다섯 가지 대응방향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 차두현 수석연구위원 "중국·러시아, 대북제재 동의 안할 것"

북한이 지난 11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동북아: 본격화되는 복합경쟁, 결별을 향한 공존'이란 글에서 "2022년 나타난 복합경쟁의 특성은 2023년에 들어서는 더욱 범위가 확장되고 갈등과 경쟁의 수위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2022년 11월의 미국 중간선거, 10월의 중국 20차 당대회 등 국내정치적 변수가 제거됐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어떠한 방향으로든 정리의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차 위원은 특히 북핵문제와 관련해 "2016년 이후 형성되었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주변국 간 공감대는 붕괴로 이어질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안보리 결의안을 위배하고 국제 비확산체제를 훼손하는 행위를 해도 이에 대한 압력이나 제재를 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전통적인 북-중-러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북한의 존재를 인식할 경우, 북한이 지향하는 '강성대국'은 이룩되지 못할 것이며 상대적 자율성 역시 훼손될 것"이라며 "2022년 중 평양은 북한이 러시아에 대해 무기를 제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국의 의혹 제기를 공식적으로 부인하였는데, 이 역시 북한이 북-중-러 3각협력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을 달가워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단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국제제재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긴요하지만, 이는 김정은 이 자신만의 업적으로 삼고 싶어하는 '경제발전'의 달성에는 오히려 저해 요인이 될 수 있고, 오히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미국 및 미국 주도의 질서에도 접근성을 가져야 한다"며 "그러나 전반적 세계의 추세는 디커플링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역시 선택의 고민을 안게 될 것"이라고 봤다.

외교안보연구소 "北, 美 핵협상 요구 무시…대형도발 가능성은 낮아"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2023 국제정세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위협하는 미사일 도발과 핵개발을 지속하는 북한이 내년에도 미국의 북미대화와 핵 협상 요구를 무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교안보연구소는 북한이 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강도 높은 과거 회귀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핵 무력 법제화에 따라 '책임 있는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며 이같이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다만 "북한은 대남 도발적 행동을 반복하면서도, '삼중고(三重苦)'로 인해 2010년·2017년과 같은 극단적인 전쟁 위기와 북핵 위기를 촉발할 대형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3년 한국과 미국에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핵협상 추진 동력이 현저히 떨어질 전망"이라며 "대신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억제력 강화가 대북 정책의 핵심이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에서는 자체 핵무장, 전술핵 재반입, 핵잠재력 확보, NATO식 핵공유 등 핵옵션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미 정부는 한국의 핵무장과 전술핵 요구를 불식시키기 위해 확장억제(핵우산 포함)를 더욱 구체적·가시적으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새해 남북관계에 대해선 현재의 냉각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를 추구하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한·미 및 한·미·일 안보 협력을 통한 단호한 대응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3단계(초기 조치, 실질적 비핵화, 완전한 비핵화)의 '담대한 구상'을 통해 대화의 문도 열어놓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남북한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고 남북관계의 정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북아 정세 "미중갈등 유지되나 냉전적 관계 형성 가능성은 낮아"

보고서는 새해 동북아시아 정세와 관련해 "미국은 아시아에 중점을 둔 국가안보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의 국력을 약화시키면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초점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은 군사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군사력 재배치를 지속하고 동맹을 점진적으로 강화하려 시도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세력경쟁은 점차 고조될 개연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은 군사 혁신, 동맹 강화, 경쟁적 경제정책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를 점차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미중관계에 대해선 "(중국은) 미국의 공세에 대응하면서 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군사력과 영향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 외교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중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일과 중·러의 경쟁적 연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상호의존적 경제 관계와 군비경쟁의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냉전적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은 낮다"며 "역외균형자인 미국의 힘의 우위에 기초해 지역 체제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미·중·일·러 주요국 새해 정세 전망은

외교안보연구소는 한반도 주변 4강인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의 새해 정세도 진단했다.

보고서는 먼저 "2022년 미국은 대중 정책을 매우 강경하게 전개하였고 2023년도 미국의 중국 견제는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2023년에도 북·미 대화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은 여전히 원칙에 기반한 대북 접근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미국 국내 정세에 대해선 "2022년 중간선거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민주·공화 양당은 2024년 대선을 향한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 미국 정치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주요 정책 의제를 한층 더 밀어붙이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화당의 견제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더불어 어느 후보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군을 형성할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된다"고 부연했다.

중국과 관련해선 "2022년 중국은 20차 당대회를 개최하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3연임과 향후 5년의 중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했다"면서 "시진핑 지도부 3기는 2023년 '중국식 현대화'를 추구하며 미·중 전략적 경쟁과 대만 통일을 목표로 군사력 증강을 지속하고 개발도상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2022년 중국은 경제 분야에서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대내적으로는 제로 코로나(Zero COVID) 정책에 의한 봉쇄조치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2023년에 중국은 시진핑 지도부 3기의 출범과 함께 경제 분야에서 성장률 저하를 제어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은 첨단기술 투자에 집중하면서 전기 자동차, 인공지능(AI), 신재생 에너지 등 신성장 동력을 찾아나가는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측근으로만 구성된 중국 지도부 내에서 집단사고(groupthink)로 인해 국정운영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 대해선 "2023년에 일본 정치·경제의 상황이 악화되어 내각 지지율이 저조할 경우, 중의원이 해산되고 총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며 "엔화 약세와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기시다(岸田文雄) 내각은 적극적인 금융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이후 일본은 중국 및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할 수 있는 신냉전이 도래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2023년 일본은 신냉전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022년 5월에 출범한 한국의 윤석열 정부는 한·일 관계 개선을 한국 외교의 중요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며 "2023년의 한·일 관계는 양국의 전략적 이익의 수렴 속에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에 대해선 "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면은 크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미국 및 동맹들 간 소모전 지속 ▲수세에 몰린 러시아의 핵사용과 이후 예측불허한 전개 ▲평화협상 시작이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다"고 봤다.

나아가 "협상 국면이 조성된다고 해도 러시아는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인정할 것을 요구할 것이고, 이를 인정할 수 없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딜레마 속에서 전쟁이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을 줄이게 된다면 우크라이나는 평화협상에 응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3년 러시아는 중국·인도와의 관계 강화에 진력할 것이나, 러시아의 대외 군사적 영향력이 위축되거나 무기 공급 능력에 문제가 생길 경우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들과의 관계에도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러시아 사회 각 부분에 미칠 경우 2024년 대권 재출마를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은 국내 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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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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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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