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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전망] 尹정부 집권 2년차 외교안보 화두 '복합경쟁'…미중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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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정책연구원 "美中, 가치·체제 경쟁으로 격화"
외교안보연구소 "북핵해결, 중·러 외면으로 난망"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윤석열 정부 집권 2년차 계묘년(癸卯年)의 외교·안보분야 화두는 '복합경쟁(Complex Competition)'이다. 국내 외교안보 주요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등은 최근 발간한 '2023년 정세전망' 보고서를 통해 새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지난해보다 한층 더 다차원적이고 다면적인 경쟁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최근 펴낸 '2023 아산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전략적 불신(2015), 뉴노멀(2016), 리셋?(2017), 비(非)자유주의 국제질서(2018), 한국의 선택(2019), 신(新)지정학(2020), 혼돈의 시대(2021), 재건(2022) 등이 지금까지 연구원이 다루었던 주제들"이라며 "2023년의 주제로 선정된 '복합경쟁'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 선택된 주제"라고 소개했다.

아산정책연구원 '2023 아산국제정세전망' 보고서 표지. 2022.12.30 [이미지=보고서 캡처]

보고서는 '복합경쟁'을 화두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미-중 간의 전략경쟁은 무역, 미래 성장동력의 확보, 국제질서 재편의 경쟁을 넘어 가치와 체제의 경쟁으로 격화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주주의 대(對) 권위주의' 세력 간의 대립으로 변했다"며 "다른 질서와의 병존을 꾀하기보다는 국제질서 내에서 경쟁자를 소외시키고 배제시키려는 시도가 부각되기 시작했고, 기존에 세계를 하나로 잇는 역할을 했던 경제 문제 역시 이제 안보의 영역에서 해석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쟁이 '투쟁'의 성격을 띠면서 중견국들은 이제 조정 역할보다는 선택을 강요받는 위치에 놓이게 되었으며, 군비경쟁 역시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더욱 치열성을 띠고 있다"면서 "지난 수년간 산발적으로 나타났던 이러한 현상들은 하나의 추세의 성격을 띠게 되었고, 이제 세계는 다차원적이고 다면적인 경쟁을 경험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2023년은 이러한 추세와 방향성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주요국들 간의 군사적 충돌 위험성은 이제 가능성을 넘어 현실적 위험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며, 아직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만해협, 한반도 등이 새로운 분쟁 지역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2022년 중 부쩍 증강된 핵위협을 시위하였던 북한은 이제 한국에 대한 핵협박을 일상화하려 할 것이고,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긴장은 더욱 고조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2022년 중 가장 격렬한 격전의 현장이 유럽이었다면 2023년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분쟁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국제 비확산체제 역시 다시 한번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이 안보공약을 조정하기 시작한 중근동 지역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틈새 공략 역시 가속화될 것이고, 주요 국가들의 대립 속에 세계 경제의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한마디로 2022년보다 더 뜨거운 경쟁, 더 위험한 세계가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 "주요국 군사적 충돌 위험성 더 커질 것"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원장은 이 보고서의 총론 '복합경쟁의 시대와 격변하는 세계'에서 "2022년 중 그 윤곽이 뚜렷해진 주요국 간의 경쟁은 그 이전의 경쟁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2000년대 이후 주요국 간의 경쟁은 상호의존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체제 내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경쟁이었고, 군사적인 대립과 충돌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새로운 경쟁의 시대에는 경쟁의 분야가 성장동력(경제), 과학기술 및 표준, 지향하는 가치와 체제 등으로 다양화된 전면적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23년에는 복합경쟁의 특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주요 국가들의 정책노선이 2022년의 추세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22년 그 전조가 보였던 주요국 간의 군사적 충돌 위험성은 2023년에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 ▲인태지역 군사적 위기를 활용한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도발 수위 강화 등을 대표적인 위험사례로 지목했다.

최 원장은 "세계적 복합경쟁은 결국,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확보 욕구와 연결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23년 중 재래 군비경쟁, 핵 군비경쟁, 군사기술경쟁의 세 가지 분야에서 동시에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재래 군비경쟁은 과거 양적 증강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에는 질적 및 양적 열세를 상쇄하기 위한 비대칭전력의 확보에 각국이 집중하고 있다. 다영역작전이나 지능화전 등의 새로운 전쟁수행론이 등장함에 따라 재래 군비경쟁은 더욱 기술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2023년의 국제정세는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한다"면서 "우선, 기회의 요인으로서는 무엇보다 가치와 체제를 같이 하는 국가들과의 결속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한미동맹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학기술 및 첨단 소재 분야에서의 진영화와 디커플링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이것이 우리 자체의 기술 보호와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성 보장에는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며 "한반도를 넘어선 다양한 지역 및 국제이슈들에 있어 우리의 대응 방향이 제대로 정립될 수만 있다면 국제적 기여와 한국의 대외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그러나 동시에 도전 요인 역시 만만치 않다"며 "무엇보다 더 위험해진 세계 속에서 한반도와 지역 차원의 위기가 연계되어 발생할 경우 우리의 안보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과거 사드(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를 둘러싼 중국의 무역보복이나 2022년의 '5개 응당' 요구, 우크라이나 지원 가능성에 대한 러시아의 경고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한국에 대한 일부 주변국들의 압력성 조치는 더욱 증대될 수 있고, 북-중-러 연대와 같은 반한(反韓) 공동전선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봤다.

또한 "복합경쟁으로 인해 다영역적인 대결과 디커플링이 혼재함에 따라 우리가 감수해야 할 리스크는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고, 미국의 IRA(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경쟁 영역에 따라서는 협력대상으로부터 견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간국가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우리에게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우리 자체의 의제 조정력이 발휘될 수 있다면 이는 국격 제고의 기회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주요국들의 경쟁적 압력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 역시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최 원장은 새해 한국 정부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조언으로 ▲가치와 체제가 개입되는 지역 및 국제적 쟁점에 대한 '전략적 명확성(strategic clarity)' 확보 ▲'민주주의 연대'와 같은 가치협력에 참여하더라도 쟁점별 대응전략은 다양화 ▲협력대상국이나 잠재적 경쟁국가 간 발생할 수 있는 갈등 관리 ▲유럽연합(EU)이나 아세안 국가들과 같이 유사입장국과의 협력체제 강화 ▲한반도 긴장 고조를 억제하기 위한 확장억제 조치 강화 등 다섯 가지 대응방향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 차두현 수석연구위원 "중국·러시아, 대북제재 동의 안할 것"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동북아: 본격화되는 복합경쟁, 결별을 향한 공존'이란 글에서 "2022년 나타난 복합경쟁의 특성은 2023년에 들어서는 더욱 범위가 확장되고 갈등과 경쟁의 수위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2022년 11월의 미국 중간선거, 10월의 중국 20차 당대회 등 국내정치적 변수가 제거됐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어떠한 방향으로든 정리의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차 위원은 특히 북핵문제와 관련해 "2016년 이후 형성되었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주변국 간 공감대는 붕괴로 이어질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안보리 결의안을 위배하고 국제 비확산체제를 훼손하는 행위를 해도 이에 대한 압력이나 제재를 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전통적인 북-중-러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북한의 존재를 인식할 경우, 북한이 지향하는 '강성대국'은 이룩되지 못할 것이며 상대적 자율성 역시 훼손될 것"이라며 "2022년 중 평양은 북한이 러시아에 대해 무기를 제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국의 의혹 제기를 공식적으로 부인하였는데, 이 역시 북한이 북-중-러 3각협력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을 달가워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단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국제제재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긴요하지만, 이는 김정은 이 자신만의 업적으로 삼고 싶어하는 '경제발전'의 달성에는 오히려 저해 요인이 될 수 있고, 오히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미국 및 미국 주도의 질서에도 접근성을 가져야 한다"며 "그러나 전반적 세계의 추세는 디커플링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역시 선택의 고민을 안게 될 것"이라고 봤다.

◆ 외교안보연구소 "北, 美 핵협상 요구 무시…대형도발 가능성은 낮아"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2023 국제정세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위협하는 미사일 도발과 핵개발을 지속하는 북한이 내년에도 미국의 북미대화와 핵 협상 요구를 무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교안보연구소는 북한이 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강도 높은 과거 회귀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핵 무력 법제화에 따라 '책임 있는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며 이같이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다만 "북한은 대남 도발적 행동을 반복하면서도, '삼중고(三重苦)'로 인해 2010년·2017년과 같은 극단적인 전쟁 위기와 북핵 위기를 촉발할 대형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3년 한국과 미국에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핵협상 추진 동력이 현저히 떨어질 전망"이라며 "대신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억제력 강화가 대북 정책의 핵심이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에서는 자체 핵무장, 전술핵 재반입, 핵잠재력 확보, NATO식 핵공유 등 핵옵션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미 정부는 한국의 핵무장과 전술핵 요구를 불식시키기 위해 확장억제(핵우산 포함)를 더욱 구체적·가시적으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새해 남북관계에 대해선 현재의 냉각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를 추구하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한·미 및 한·미·일 안보 협력을 통한 단호한 대응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3단계(초기 조치, 실질적 비핵화, 완전한 비핵화)의 '담대한 구상'을 통해 대화의 문도 열어놓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남북한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고 남북관계의 정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동북아 정세 "미중갈등 유지되나 냉전적 관계 형성 가능성은 낮아"

보고서는 새해 동북아시아 정세와 관련해 "미국은 아시아에 중점을 둔 국가안보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의 국력을 약화시키면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초점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은 군사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군사력 재배치를 지속하고 동맹을 점진적으로 강화하려 시도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세력경쟁은 점차 고조될 개연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은 군사 혁신, 동맹 강화, 경쟁적 경제정책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를 점차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미중관계에 대해선 "(중국은) 미국의 공세에 대응하면서 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군사력과 영향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 외교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중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일과 중·러의 경쟁적 연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상호의존적 경제 관계와 군비경쟁의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냉전적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은 낮다"며 "역외균형자인 미국의 힘의 우위에 기초해 지역 체제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 미·중·일·러 주요국 새해 정세 전망은

외교안보연구소는 한반도 주변 4강인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의 새해 정세도 진단했다.

보고서는 먼저 "2022년 미국은 대중 정책을 매우 강경하게 전개하였고 2023년도 미국의 중국 견제는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2023년에도 북·미 대화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은 여전히 원칙에 기반한 대북 접근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미국 국내 정세에 대해선 "2022년 중간선거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민주·공화 양당은 2024년 대선을 향한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 미국 정치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주요 정책 의제를 한층 더 밀어붙이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화당의 견제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더불어 어느 후보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군을 형성할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된다"고 부연했다.

중국과 관련해선 "2022년 중국은 20차 당대회를 개최하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3연임과 향후 5년의 중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했다"면서 "시진핑 지도부 3기는 2023년 '중국식 현대화'를 추구하며 미·중 전략적 경쟁과 대만 통일을 목표로 군사력 증강을 지속하고 개발도상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2022년 중국은 경제 분야에서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대내적으로는 제로 코로나(Zero COVID) 정책에 의한 봉쇄조치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2023년에 중국은 시진핑 지도부 3기의 출범과 함께 경제 분야에서 성장률 저하를 제어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은 첨단기술 투자에 집중하면서 전기 자동차, 인공지능(AI), 신재생 에너지 등 신성장 동력을 찾아나가는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측근으로만 구성된 중국 지도부 내에서 집단사고(groupthink)로 인해 국정운영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 대해선 "2023년에 일본 정치·경제의 상황이 악화되어 내각 지지율이 저조할 경우, 중의원이 해산되고 총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며 "엔화 약세와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기시다(岸田文雄) 내각은 적극적인 금융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이후 일본은 중국 및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할 수 있는 신냉전이 도래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2023년 일본은 신냉전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022년 5월에 출범한 한국의 윤석열 정부는 한·일 관계 개선을 한국 외교의 중요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며 "2023년의 한·일 관계는 양국의 전략적 이익의 수렴 속에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에 대해선 "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면은 크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미국 및 동맹들 간 소모전 지속 ▲수세에 몰린 러시아의 핵사용과 이후 예측불허한 전개 ▲평화협상 시작이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다"고 봤다.

나아가 "협상 국면이 조성된다고 해도 러시아는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인정할 것을 요구할 것이고, 이를 인정할 수 없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딜레마 속에서 전쟁이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을 줄이게 된다면 우크라이나는 평화협상에 응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3년 러시아는 중국·인도와의 관계 강화에 진력할 것이나, 러시아의 대외 군사적 영향력이 위축되거나 무기 공급 능력에 문제가 생길 경우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들과의 관계에도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러시아 사회 각 부분에 미칠 경우 2024년 대권 재출마를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은 국내 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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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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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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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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