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금산분리 완화 문제없나' 포럼 열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금산분리 원칙을 사수하겠다며 윤석열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규제개혁을 반대했다.
금융노조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은행회관에서 '금산분리 완화 문제없나' 포럼을 열고 이 같은 의사를 표했다.
박한진 금융노조 사무총장은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대응을 금융노조 2023년 주요 투쟁방향으로 설정했다"며 "오는 2023년 3월2일 취임 예정인 차기 금융노조 집행부 선거공약 중 10대 핵심공약 가운데 하나가 금산분리 원칙 사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한진 사무총장은 "2023년 대의원대회에서 이 내용을 핵심 추진 사업으로 의결할 예정"이라며 정부와 각을 세우겠다고 암시했다.
금융노조는 금융당국이 금융업계 요구만을 반영한 일방적인 금융규제 완화에 반대했다. 기존 규제시스템을 면밀히 검토하며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금융산업 본연 역할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특히 비금융사업 부실이 금융 부분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12월28일 서울 중구에 있는 은행회관에서 2020년 4차 금융노동포럼을 열고 '금산분리 완화 문제없나'를 논의했다. [사진=한태희 기자] 2022.12.28 ace@newspim.com |
박 사무총장은 "빅테크와 핀테크에 대한 규제를 섣부르게 완화하는 것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빅테크 등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입에 대한 규제 체계상 미비점이 없는지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도 금산분리 완화를 반대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과거 규제완화 기조에 따라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 등 금융소비자 피해를 해결하지 않고 금융사 및 기업 편의성을 확대하는 금산분리 완화 정책을 펼친다면 개인업조 유출과 기업의 무분별한 이익 극대화 등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와 시민단체 반대에도 금융당국은 금산분리 완화를 강행할 태세다. 정부가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금산분리 완화가 주요 추진 과제로 담겨 있어서다. 정부는 기업투와 일자리 활력 회복을 위한 7대 규제혁신 과제 중 하나로 금산분리 완화를 제시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부수 업무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각종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제조업과 건설업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금융회사가 전면 출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행 은행법에서는 은행이 관련 업종이 아닌 회사에 15% 넘게 출자하는 게 금지돼 있다. 은행이 자회사로 둘 수 있는 업종은 15개 금융 관련 분야로 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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