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부 장관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도입을 주도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의 효과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각) 리야드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유가 상한제에 대해 "현 상황에서는 명확한 결과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과 EU, 호주 등은 지난 5일부터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을 배럴당 60달러로 설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감산을 불사하더라도 상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가격 상한제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보는 미래는 불확실성밖에 없다"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만든 제도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OPEC 로고와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원유 시추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또 최근의 상황을 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감산 정책은 옳은 정책이었음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OPEC+ 산유국들은 장관급 회의를 열고 지난 10월 결정한 원유 생산량 목표치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10월 회의서 OPEC+는 일일 원유 생산량 목표치를 직전월보다 200만배럴 줄인 4185만배럴로 결정한 바 있다.
압둘아지즈는 모든 OPEC+ 회원국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한 것이며 앞으로 1년간은 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춰 생산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의 반응과 향후 대응 조치 등도 각국이 주의해서 봐야 하며,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가 원유시장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판단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들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파이팅에 매몰돼 있다"면서 "이를 위해 필요한 비용과 글로벌 경제 성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