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두호 기자 = 경제위기로 중소기업의 약 60%가 올해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기업 규모에 따라 경제 위기의 대처 방안이 다르다. 매출액 50억 원 이상 기업은 57%가 영업이나 홍보로 거래선을 확대했지만 매출액 10억 원 미만인 기업은 69%, 10억 원에서 50억 원 미만 기업은 65%가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에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9일 중소기업 41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중소기업 경영실태 및 2023년 경영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응답한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인 53%가 올해 경영 환경이 "어려웠다"고 답했다. 특히 매출액 10억 원 미만 기업은 72%가 어려웠다고 답했으며, 50억 원 이상 기업은 "그저 그러함"에 응답한 비율이 45%로 가장 높았다. 경영이 어려웠던 주요 요인은 수요위축(57.3%)이 가장 높았고, 금리 인상(42.7%), 인건비 상승(28.4%)이 뒤를 이었다.
기업 규모가 작은 기업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 위기의 체감 온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위기에 대응할 자금 여력이 부족해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을 택한 것을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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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소기업중앙회] |
중소기업은 내년 경영환경도 부정적으로 내다보았다. 올해와 비슷하거나(61.5%) 더 악화될 것(26.3%)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약 88% 정도다.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2%에 불과하다. 이에따라 내년 경영 전략도 원가절감과 긴축 경영을 택한 비율이 61%로 가장 높다. 특히 제조업 기업은 77%가 원가절감과 긴축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세운다고 응답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설문조사를 통해 중소기업이 사업과 투자를 축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고용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내년 경영안정과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금융비용 부담 완화가 69%로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고, 판로와 수출지원 확대(33.2%), 규제개선(32.7%) 순으로 조사됐다. 이 역시 10억 미만 기업은 81%가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이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내년에도 복합경제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3년 중소기업 경영안정과 성장을 위한 정부의 최우선 정책으로 금융비용 부담완화가 꼽힌 만큼, 저금리 대출 전환 등 부채 연착륙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walnut_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