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재판서 증언 "지난해 9월 계속 부탁해 거절"
"이재명 씨알도 안 먹혀…아랫사람이 다 했다는 뜻"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9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질 당시 천화동인 1호 지분 10%를 자신의 것으로 하자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부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천화동인 1호 배당금 700억원(세후 428억원)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에게 나눠주는 방법을 논의하면서 추후 문제될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남 변호사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씨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남욱 변호사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2 mironj19@newspim.com |
남 변호사는 "김씨가 2021년 9월부터 계속 저한테 '천화동인 1호 지분 10%는 네 것으로 좀 하자'고 부탁했다"며 "제가 형들 문제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김씨는 '나중에 문제될 수 있으니 네 지분으로 하자'며 제가 미국에 가서도 여러 차례 부탁했고 저는 계속 거절했다"고 말했다.
김씨 측 변호인이 '증인 말에 의하면 이재명 측 지분을 김씨가 처분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제기된 이슈들에 대해 당사자가 해명해야 하니 당연히 저런 문제도 고민됐을 것"이라며 "그래서 저한테 부탁했을텐데 그럼 김씨는 뭘 해서 (지분) 50%를 받아갔나, 그 부분을 먼저 해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은 "김씨가 50%에 가까운 지분을 가져가는 것이 불만스러워서 그런 건 아닌가"라며 남 변호사 발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남 변호사는 "그건 아니다"라며 천화동인 1호에 본인 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와 관계사 천화동인 1~7호는 대장동 사업으로 3년간 배당금 총 4040억원을 받았다. 그 중 김씨가 소유하고 있는 천화동인 1호는 가장 많은 1208억원을 배당받았다.
검찰은 이 가운데 배당금 700억원(세후 428억원)을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이 나눠 갖기로 약정했다고 보고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 중이다.
남 변호사는 또 지난해 미국 귀국길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 대해 '씨알도 안 먹힌다'라며 대장동 의혹 관련성을 부인한 것은 아랫사람이 알아서 했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씨 측 변호인은 남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미국에서 귀국하는 과정에서 JTBC와 한 인터뷰 영상을 재생했다.
남 변호사는 해당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12년 동안 그 사람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해봤겠어요, 트라이를? 아유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말한다.
당시 JTBC는 '그 사람'이 이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이며 남 변호사의 발언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과 무관하다는 취지였다고 보도했고 남 변호사도 이날 법정에서 이 대표를 지칭한 것이 맞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인터뷰 내용이 거짓말인가'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워딩 자체는 사실"이라며 "이 대표는 공식적으로 씨알도 안 먹힌다"라고 답했다.
변호인이 재차 "증인 주장대로라면 씨알이 많이 먹힌 것 아닌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밑에 사람이 다 한 것"이라며 "추측이니 걱정돼 함부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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