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예금 판매했다가 하루 만에 금리 인하
상품 한도·조기 소진 가능성 안내받지 못해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최근 저축은행 곳곳에서 금리 '널뛰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키움예스저축은행은 지난달 만기 6개월 이상 1년 미만 상품 금리를 기존 4.6%에서 5.9%로 1.3%포인트(p) 올렸다가 하루만에 다시 내렸다. 다올저축은행도 지난 10월 말 정기예금 특판 상품의 금리를 카드사와 제휴 상품은 최대 1.25%p 올려 6.45%에, 비대면 일반 고객 대상으로는 1.2%p 올려 6.4%에 판매했다가 하루 만에 도로 낮추는 일이 발생했다.
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
이는 매력적인 수신금리에 고객이 몰려 하루 만에 목표 판매 금액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다올저축은행 관계자는 "특판 상품이긴 했지만 워낙 매력적인 금리다보니 오픈런(영업시간이 되자마자 달려가서 구매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하루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해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저축은행들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에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하자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수신 상품의 금리를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다올저축은행은 지난 2일 대한민국광고대상 금상 수상을 기념해 '연 7%'의 금리를 제공하는 'Fi(파이) 나눔적금'을 출시했는데, 연말에는 특판이 아닌 일반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가 7%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기본 사업이 대출 위주로 운영되는 만큼 법정최고금리가 제한된 상황에서 수신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면 예대마진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 진다. 따라서 이같이 '오픈런' 상황이 발생해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금리를 다시 내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고금리 수혜를 누리기 위해 정기예금 상품을 찾는 고객들은 당황스럽다. 한 고객은 "상품 한도와 조기 소진 가능성을 전혀 안내받지 못해 금리가 하루 만에 다시 낮아졌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해야 했다"며 "뒤통수 맞는 기분이 들었고 신뢰가 중요한 금융기관에 실망하는 계기가 됐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금융당국은 최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달간 과열됐던 금리경쟁과 저축은행에서의 자금 이탈이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당국은 저축은행중앙회에 고금리 상품을 판매할 경우 목표 한도를 제시하고 조기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안내해달라고 전달했다. 2금융권이 고금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금리는 소비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큰 폭의 변동이 발생하면 금융기관의 신뢰를 해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