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일본에서 약 6개월째 체류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F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마윈은 가족과 일본 도쿄 외곽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와 온천 숙박시설 등에 머무르며 생활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도 다녀왔다는 전언이다.
마윈 알리바바 공동 창업자이자 전 회장 [사진=블룸버그] |
중국 최고 기업인으로 각광받던 마윈은 지난 2020년 10월 공개 석상에서 당국의 규제를 비판했다가 제재를 받고,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당시 그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이강(易綱) 런민은행장 등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중국 금융 당국은 담보가 있어야 대출해주는 전당포식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이것이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되면서 향후 대대적인 중국 빅테크 규제의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FT는 그의 해외 체류가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방역 규제 정점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윈의 자택이 위치한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는 지난 4~5월 봉쇄에 들어갔던 상하이시에 인접해 있다. 상하이는 알리바바 본사가 위치한 도시이기도 하다.
그의 모습은 지난 2년 동안 스페인, 네덜란드에서도 포착됐는데 FT는 "그가 중국 자택에서 머무는 시간이 줄었다는 것은 엄격한 방역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민감한 정치 이슈들과 엮이지 않으려는 노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마윈은 일본에서도 사적 활동은 자제하고 있고 일본에 개인 요리사와 보안요원들만 따로 데려오는 등 몸을 사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알렸다.
그가 하는 사회 활동도 도쿄 긴자거리와 마루노우치거리에 있는 비공개 사교클럽에 국한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사교클럽에는 일본에 사업 거점을 둔 중국 부유층들도 회원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일부 소식통들은 마윈이 일본에서 전자상거래 기술 외에 지속가능한(sustainability) 등 다른 사업 분야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윈은 일본의 현대미술 업계에 '큰손'으로 열정적인 수집가가 됐다고 소식통들은 말한다. 수채화 그리기가 평소 그의 취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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