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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코로나' 위기 속 美·中 백신 신경전..."백신 사라" vs "기술 넘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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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리 mRNA 백신 지원하겠다" 연일 메시지
獨총리, 이달 초 習주석에 "서방 백신 써라" 충고
中 백신 시장 '블루오션'...기술이전 요구에 가로막혀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년 가까이 지속된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방역 규제가 언제 해제될지 묘연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당장 봉쇄 정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낮은 고령층 백신 접종 완료율과 품질이 떨어지는 자국산 백신에 대한 고집이라고 말한다.

3년 가까이 지속된 봉쇄로 자연면역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가 60세 이상 전체 인구 약 2억6700만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최소 8900만명이 3차 백신 접종인 부스터샷을 맞지 않았다. 감염 고위험군인 80세 이상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40%에 불과하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홍우리 기자 = 3월 22일 네이멍구(內蒙古)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 주민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섣불리 방역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가 중환자가 늘면 큰일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중국이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 약 580만명의 위중증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운용이 가능한 집중치료 병상은 인구 10만명당 4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도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하루 100명 이상의 위중증 환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중환자실 병상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궈옌훙(郭燕紅) 위건위 의정의관(醫政醫管·의료 및 병원행정)국 감찰관은 "현재 인구 1000명당 병상수는 6.7개이며, 인구 10만명당 집중치료 병상은 4개 미만"이라고 알렸다.

중국 정부가 예방효과도 낮고 면역 감소도 빠른 자국산 백신 접종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긴급사용승인을 발표하며 밝힌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시노백의 '코로나백'(CoronaVac) 백신의 유증상 감염 예방효과는 51%, 시노팜은 79%로 나타났다. 신기술인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당시 효능이 90% 이상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이후 칠레 정부의 접종 초기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중국 백신의 예방효능 지속 시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WHO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반드시 3차 접종을 해야하며, 3차 백신은 다른 백신으로 맞을 것을 권장했다. 여기에 최근 새로운 오미크론 하위변이들 출현에 화이자·모더나는 개량백신까지 출시한 상황이다. 

의학전문지 네이처는 "중국산 백신을 수입한 일부 국가에서는 3차 접종을 다른 백신으로 하고 있다"며 "대체할 좋은 옵션들이 있는데 중국산 백신을 계속해서 접종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 美 "고령층 접종 늘려야" "우리 백신 쓰라니까" 압박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항의 시위가 들불처럼 전역으로 확산, 이것이 시진핑(習近平) 정권 3기에 큰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을 잘 아는 미국이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이끈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고 의학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28일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이 공중 보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일갈했다. 

캐서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과 함께 언론 브리핑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 2022.11.22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는 사람들을 집에 가둬두는 봉쇄 정책만으로는 "엔드게임(end game·종반전)이 될 수 없다"면서 고령층 백신 접종이 최대 현안이지만 "중국이 자체 개발한 백신도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날 ABC방송과 인터뷰한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도 "제로 코로나 전략은 비현실적"이라며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전략을 택하길 권한다"고 발언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심지어 "우리는 중국에 미국산 mRNA 백신을 제안했지만 중국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중국이 효과적으로 팬데믹에 대응하는 것을 보고 싶다. 이는 그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일"이라며 "우리는 확실히 (mRNA 백신) 지원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을 사용할 뿐 아직 상용화 된 mRNA 백신이 없다. 중국은 자국산 mRNA 백신 후보물질 6종을 개발 중이지만 언제 승인을 받아 사용될지는 미지수다. 

중국산 백신 효능이 의문이라고 지적한 국가는 또 있다. 독일의 슈테펜 자이베르트 정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유럽과 독일은 mRNA 백신을 접종해 매우 좋은 경험을 했다"며 올라프 숄츠 총리가 약 3주 전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에게 서방의 mRNA 백신을 사용할 것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 中시장 뚫으려는 모더나·화이자...기술이전 요구에 좌절 

미국과 독일이 중국에 mRNA 백신을 거듭 추천하는 것은 사실상 '세일즈 외교'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미국 기업이며, 화이자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한 생명 공학 기업 바이오엔텍은 독일 회사다.  

중국은 그야말로 mRNA 백신 '블루오션'(Blue Ocean·경쟁자 없는 유망한 시장)이다. 중국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18~50대 인구가 많지만 모두 자국산 바이러스 벡터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부스터샷용 mRNA 백신 수요가 막대할 수 밖에 없다. 

화이자(좌)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바이알 병. 2021.03.04 [사진=로이터 뉴스핌]

모더나의 올해와 내년 백신 매출 전망치는 처참한 수준이다. 회사가 지난 3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연간 백신 매출은 180억~190억달러로 종전 전망치 210억달러에서 하향조정했다. 수요 급감은 내년에 더 심각해져 연 매출이 45억~55억달러으로 3분의 1 토막이 날 지경이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95억달러에도 한참 못미친다. 

최근 백신 수요 급감으로 매출 타격을 받는 모더나와 화이자에 있어 중국은 군침이 도는 시장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중순 중국 정부와 백신 공급 계약을 협상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일 소식통들을 인용, 협상이 좌절된 배경은 중국 정부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시장 문을 열어주는 대가로 mRNA 백신 제조의 핵심 기술을 중국 업체로 이전해 합작으로 현지에서 제조·공급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결국 모더나는 상업적 피해와 특허 등 지식재산권 안전 우려에 중국 측 요구를 거절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해온 모더나는 여전히 "간절하다"는 전언이다. 

화이자도 중국 정부와 공급 계약 협상을 했다는 소식은 없지만 독일 정부 대변인은 "바이오엔텍이 중국 파트너들과 코로나19 백신을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전했다.

숄츠 총리의 방중에 이어 정부 차원의 화이자/바이오엔텍 백신 대(對)중 시장 진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글로벌 양대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이 시장 문을 두드리지만 중국은 끝까지 문을 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컨설팅 업체 트리비움의 신란 앤디 천 연구원은 " 조금 나은 백신이라고 해서 효능이 100%가 아닌데 (자국산 백신 접종에 의한) 국민적 자부심에 비하면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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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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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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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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