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둠' 루비니 "뱅크먼프리드보다 자오창펑이 더 수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인수 철회로 파장을 초래했던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가 가상화폐 시장은 괜찮을 것이라면서 FTX 사태에 따른 업계 복구 기금을 조성 중이라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각) CNBC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오창펑 CEO는 가상화폐 업계가 "굉장한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최근 FTX 파산 보호 신청에 따른 파장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오창펑 CEO는 "단기적으로는 많은 고통이 따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상화폐 업계를 더 건전하게 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더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창펑[사진=바이두] |
그는 또 가상화폐 업계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규제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리스크들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규제 관련) 적절한 기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오창펑 CEO는 이틀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FTX 사태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연쇄 효과를 줄이기 위해 '가상자산 산업 회복 기금'을 조성한다"며 "잠재력을 갖고 있으나 유동성 위기에 처한 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그는 양호한 시장 참가자임에도 단기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플레이어들이 나서길 바란다며 회복 기금 조성 참여를 독려했다.
다만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자오창펑의 이러한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앞서 유동성 위기의 FTX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가 재정 건전성에 대한 경고음을 강하게 울리며 인수를 철회, FTX를 파산 위기로 몰고 간 장본인이 자오창펑이기 때문이다.
불름버그통신은 업계 구제에 나서겠다는 자오창펑의 행보를 두고 "샘 뱅크먼 프리드는 가상화폐 시장의 관대한 지원자 이미지였지만 파산 사태로 산산조각이 났다"면서 "뱅크먼 프리드의 몰락을 초래한 주인공 자오창펑이 이제 그 '관대한 지원자 역할'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시장에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해 온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자오창펑의 유동성 지원 소리는 뱅크먼 프리드가 사기 가상화폐 시장의 '최후의 대출자(LOLR)' 역할을 하겠다는 소리와 같다"면서 "뱅크먼 프리드보다 자오창펑이 더 수상하다"고 꼬집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