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5명 중 1명 자전거 이용
교차로 자전거 도로에 '포트홀'
"주행환경 자동차 만큼 신경써야"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이용하는 '국민이동수단' 자전거. 하지만 겨울철엔 추운 날씨 및 안전 문제로 이용자는 평소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자전거 주행 환경의 열악함이 이용자 급감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14일 오전 청계광장에서 용두역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에는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날씨가 쌀쌀한 탓에 일부는 모자를 쓰고 얇은 장갑과 목도리까지 갖춘 채 도로 위를 내달렸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광교사거리에 위치한 자전거 도로 위 '포트홀' 2022.11.14 mrnobody@newspim.com |
양모(20대) 씨는 "회사가 버스 타기에는 애매하고 걷기에는 좀 멀어서 출퇴근 길에 매일 따릉이를 애용한다"면서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으면 이용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자전거는 명실공히 '국민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전거 이용 인구 1340만명(2017년 한국교통연구원 기준),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 건수 3200만(2021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이용하고 서울 시민 모두가 한 해에 3번은 이용할 정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프랑스 방문에서 "서울역에서 한강대로까지 4.2㎞ 구간의 차로를 6~9차로에서 4~6차로로 축소, 보행로 폭 1.5배 확대와 함께 자전거도로를 신설한다"고 밝히며 시민들의 자전거 문화 정착을 추진 중이기도하다.
그러나 자전거 이용률 증진을 위해서는 '안전한 주행 환경'이 뒷받침 돼야 한다. 겨울철 이용 건수가 다른 계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이유로는 추위 문제도 있지만 '안전'에 대한 염려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년째 종로 인근에서 인터넷 설치 기사로 근무 중인 노모(50대) 씨의 이동수단은 사계절 내내 자전거다. 그는 "평소에는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데 겨울에 눈이 오거나 얼음이 얼면 자전거 도로 대신 위험하지만 차도나 인도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그에 따르면 도로나 인도에는 제설제를 뿌려도 자전거 도로는 뒷전이라 항상 얼어 있기 때문이다.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이뿐만이 아니다. 자전거 도로에 있는 균열이나 움푹 패인 '포트홀'도 이용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특히 결빙이 생기기 쉬운 겨울철의 경우 바퀴의 마찰력이 떨어져 조그만 포트홀에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큰 균열이나 포트홀은 자전거와 자동차가 함께 이용하는 교차로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다른 곳에 비해 깊고 넓게 패여있어 겨울이 오기 전 시급한 조치가 필요해 보였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흐릿한 자전거 도로 표시 2022.11.14 mrnobody@newspim.com |
얼핏 보면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흐릿해진 '자전거 도로 표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자전거 도로, 차도, 인도 간 불분명한 경계 또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김모(40대) 씨는 "개인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데 보행자들이 자전거 도로를 인식 못하는 경우가 많아 부딪힐 뻔한 적이 여러번 있다"면서 "민원을 넣을까 생각은 하는데 늘 실천으로는 못 옮긴다"며 멋쩍게 웃었다.
김진유 경기대학교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겨울에는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갈라짐이나 포트홀이 쉽게 발생한다. 또한 날씨가 추워지면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양생이 어렵고 내구성도 떨어진다"면서 겨울이 오기전 선제적 보수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겨울철에 가장 위험한 것은 결빙이다. 자전거 바퀴는 노면과의 접촉면이 적어 마찰력이 약하기 때문에 미끄러지기 쉽다"면서 "겨울철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제설작업 등 알반 차량도로와 유사한 수준으로 자전거 도로를 관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0월 24일부터 동절기 도로 점검을 시행한 상태다. 주요 점검 사항은 ▲균열 및 잔설 ▲결빙구간 ▲안전울타리 ▲자전거 신호등 ▲표면 도장 ▲노면표시 ▲자전거 보관대 등 이다.
또한 자전거 도로 파손 등이 발생했을 경우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신고할 수 있다. 서울시 '스마트 불편신고' 앱에서 '안전신고'를 통해 사진 등록으로 간편 신고가 가능하다.
Mrnobo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