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도심하천 범람·포스코 침수피해 확인
2열연 복구 지연여부 우려…LNG 주시 필요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태풍 힌남노 영향에 침수된 포스코의 매출 피해가 2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됐다. 연말까지는 철강재 수급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지난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 수해 이후 구성한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으로부터 조사 중간결과를 보고받은 내용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번 피해의 원인은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강한 집중 호우가 내려 도심하천(냉천)이 범람, 침수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포항제출소 2문, 3문 측으로 하천수가 집중 유입돼 ▲수전설비(154KV) 침수 ▲정전에 의한 선강 설비 가동중단 ▲압연지역 침수로 각종 전기 및 제조시설 마비 및 화재 등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냉천 범람으로 침수된 압연라인 지하설비에 물이 빠진후 직원들이 진흙과 뻘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
이에 따라 포스코의 매출감소는 2조400억원, 포스코에 납품하는 기업의 매출차질은 25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당시 사전대응 및 복구와 관련, 태풍 예보에 대해 포스코가 사전 조업중지 등 대응을 했는데도 압연지역 및 수전설비 침수와 화재가 발생해 전체공정 가동을 중단한 뒤 순차적으로 복구에 나선 상황으로 파악됐다.
내년 1분기까지 STS1냉연공장, 도금공장 등 나머지 2개 공장이 재가동을 마치면 포스코 제품생산 설비는 피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됐다. 1후판공장은 복구 일정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하는 3개 품목(전기강판, 선재, STS)을 중심으로 수급차질이 우려됐으나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국내 협력생산, 수입 등으로 긴급하게 대응해 현재까지 철강재 시장에서 수급 이슈는 없는 상황이다.
조사단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시장 재고량 등을 고려할 때 주요 설비가 복구되는 연말까지 수급애로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포스코도 국내 공급사와 협력사에 대해 1707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침수로 매출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해 해외수출을 주선하는 등 협력기업 지원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2열연 등은 향후 설비복구일정 지연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체생산을 통한 공급을 추진중인 LNG운반선 화물창용 스테인레스 등의 진행상황을 주시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포항제철소 3연주공장에서 직원들이 제철소 내부로 밀려 들어온 진흙을 퍼내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
조사단은 이번 수해 대응과정에서 미진한 점이 확인된 포스코 배수시설 및 자가발전설비 등에 대한 설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권고했다. 하천 범람으로 인한 침수가능성을 고려한 배수체계 개선이 필요하며 주요 외부 유입수 예측지점에 차단벽 등 구조물 설치를 검토해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
한전 수전설비에 더해 자가발전설비를 보완해 변전소 침수로 인한 정전에 대비할 필욧가 있다는 권고도 나왔다.
포스코의 기존 재난 대비 매뉴얼은 일반적 재난에 대비한 통상적 매뉴얼인 만큼 이번 수해 대응의 경험을 반영해 재난 대비, 재난 복구, 시장 보호 등을 포함하는 기업활동 지속전략(BCP)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조사단의 판단이다.
조사단은 이번 설비 복구 완료 후에도 핵심 설비나 부품의 침수‧화재 영향이 추후에 나타날 수 있어 철강부문의 당기 매출감소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설비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사단은 다음달 말 활동 종료까지 BCP에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할 사항 등 BCP 수립 권고내용을 구체화하고 수급통계 분석도 추가 진행한다. 다음달 셋째주에는 4차 현장조사를 실시, 2열연을 비롯해 연내 재가동 설비의 정상가동 여부를 확인하고 철강재 수급 영향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