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상대 유족위로금 부지급 처분취소소송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쇄석채취장에서 운전·기계공으로 근무하다가 진폐증에 걸려 장해판정을 받고 사망한 경우에도 분진작업 종사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유족위로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정상규 부장판사)는 쇄석채취장에서 근무했던 A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위로금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가정법원. 2022.01.14 pangbin@newspim.com |
A씨는 지난 1983년부터 쇄석채취장에서 근무하다가 1990년부터 2015년까지는 아파트 기계실에서 보일러조작 업무를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2002년 진폐병형 제2형, 합병증 tbi(비활동성 폐결핵)로 장해등급 제11급 11호 결정을 받았다. 2019년 8월 A씨는 의식 저하 상태로 발견돼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A씨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이 진폐증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은 개인질환의 악화로 사망했으므로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원고는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근로복지공단은 유족급여 및 장의비는 지급했으나 '망인이 최종적으로 근무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유족위로금 지급대상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고 그 전 근무지에서는 망인이 운전·기계공으로 근무하여 분진작업에 종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유족위로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행정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에게 유족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1983년부터 근무한 사업장은 진폐예방법령에서 정한 분진작업을 하는 사업장"이라며 "망인이 쇄석채취장에서 트럭 등을 운전하면서 상하차 업무를 수행했거나, 채석작업을 위한 장비 또는 채석한 돌을 파쇄하는 장비 조작 업무를 수행했을 경우에도 여전히 분진작업에 종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망인이 병원 진료를 받을 당시 '채석장에서 돌 깨는 작업을 4년간 한 후 아파트 보일러실에서 11년 근무했다'고 진술한 적이 있는데 망인이 의료기관에 자신의 근무이력 및 내용에 대해 허위로 진술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은 진폐예방법령에서 정한 분진작업에 종사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돼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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