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에도 SK에너지 공장 화재
산업통상부, 11월 최종 조사 발표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배터리 '화제 제로'를 강조해온 SK온이 긴장하고 있다. 사건 당시 배터리에서 스파크(불꽃)이 일어나면서 화재로 이어졌는데 이 배터리 제조사로 SK온이 지목되고 있어서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의 발화 지점인 지하 3층 전기실 배터리 랙이 불에 탄 모습.[사진=윤영찬 의원 페이스북] |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화재 발생 당시 지하 3층에 있는 전기실의 배터리에서 스파크(불꽃)가 일어나는 모습이 CCTV에 잡히면서 배터리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는 카카오와 네이버 등 중요 플랫폼 사업자들의 서버를 관리한다. 화재로 카카오와 네이버 오류가 장시간 발생했다.
이날 경찰이 확보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CCTV 영상에는 전기실 내 배터리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하고, 이후 자동소화 설비가 작동해 가스가 분사되는 장면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터리는 11개의 리튬이온 배터리팩이 장착된 선반(랙) 5개로 이뤄졌다. 이번 화재로 배터리팩 11개가 담긴 랙 한 개가 전소됐다.
그동안 전기차나 ESS에서 발생했던 화재 대부분이 리튬이온 배터리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열이 쉽게 발생하고 분리막 손상 등 으로 열폭주 현상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지는데, 일반 소화기로 진화하기 쉽지 않다.
경찰은 화재가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터리 모듈을 수거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처음 불이 붙은 배터리는 데이터센터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거나 전력 공급이 불안정할 경우를 대비한 비상 전력 공급 시스템으로 일종의 에너지 저장장치(ESS)다.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을 두고 배터리 업계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SK C&C 관계자는 "오래된 배터리가 아니다"며 "설치 시기는 제조사 측에 문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SK온 관계자는 "해당 배터리 업체를 특정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SK온 화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울산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발화 지점으로 전기설비와 ESS 등이 거론됐고,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1년째 조사를 진행 중이다.
불이 난 건물에는 SK온이 납품한 ESS가 설치돼 있다. 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울산컴플렉스(CLX)에 50㎿h 규모의 ESS를 설치했다. 약 10만 가구가 1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사고 조사로 발표 일정이 조금 미뤄지고 있다"며 "발화 지점과 관련한 최종 조사 결과는 연말에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선 단락이나 배터리관리 시스템(BMS) 문제와 같은 외부적 요소와 배터리 결함이나 설계 오류 등 다양한 화재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며 "아직 시장에 나온 SK온 배터리 제품이 많지 않은데,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건은 단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면, 해당 배터리 생산 시점이나 라인별 점검이 필요하다"며 "ESS 배터리도 전기차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중대형으로 ESS 전용 생산 라인이 아닌 다른 배터리와 같은 생산 라인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다른 배터리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