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사위원장 "채용 거부하자 위원장 해촉...경찰 고발"
서 회장 "협회 안정 운영 위해 A씨 채용 의결 단순 권유"
[서울=뉴스핌] 오영균 기자 = 대한바둑협회 서효석 회장이 채용비리 논란에 휩싸였다. "특정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인사위원장을 해임했다"는 입장과 "회장으로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현재 서 회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13일 <뉴스핌>의 취재를 종합하면, 논란은 지난 6월 신입사원 계약직 채용공고를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사원직은 국가 예산지원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업무를 맡는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에 마련된 대한바둑협회 사무실 입구 모습 2022.10.13 gyun507@newspim.com |
당시 서 회장은 대한바둑협회에서 일하다 퇴사하고 바둑 관련 회사로 이직한 A씨를 특정해 채용할 것을 B 인사위원장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인사위원장 등은 '위법성과 채용 대상자의 부적격성'을 이유로 반대했다. 이에 서 회장은 "내가 책임지겠다"며 강하게 압박했다는 것이 B 인사위원장의 주장이다.
이후 진행된 연구직 채용 면접에서 A씨는 탈락하고 C씨 채용을 의결했다. 서 회장은 이에 인사위원장 의결사항을 거부하고 재공고를 지시했다. 협회는 계약직을 정규직을 변경한 내용으로 재공고를 냈다.
그러던 중 서 회장은 지난 7월 13일 실무임원회의에서 A씨를 계약직 연구원으로 채용 후 내년 1월 정규직으로 승격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혀 인사위원회와 갈등을 빚게 됐다.
서 회장은 A씨를 탈락시킨 B 인사위원장과 인사위원을 해촉하고 새 인사위원장과 인사위원을 임명했다. 새 인사위원장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는 결국 A씨를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A씨는 7월 말부터 다시 바둑협회에 출근하고 있다.
이에 해촉된 B 전 인사위원장은 지난 7월 29일 경기도 군포경찰서에 서 회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또 지난달 10일에는 스포츠윤리센터에 해당 사건을 신고해 같은 달 12일 대한체육회에서 사건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B 전 인사위원장은 해당 채용이 "전형적인 채용비리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특정인을 채용하기로 사전 내정하고 형식적인 절차를 취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임기가 남아 있는 인사위원장과 인사위원을 불법채용을 위해 강제해촉한 것 또한 위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 회장은 직원 채용은 전적으로 회장 권한이라고 맞받아쳤다. 서 회장은 이달 6일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권한이 없는 사람이 권한이 있는 것처럼 행세해서 사달이 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인사위원회는 자문위원회로써 자문에 그칠 뿐이라는 것이 서 회장의 입장이다. 서 회장은 "인사위원회는 직원 근태, 상벌 등을 회장에 단순히 자문하는 기구에 불과하고 인사위원회가 채용에 권한이 없다"며 "포상이나 징벌에 대해서도 회장에게 채택 권한이 있고 이는 회장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씨의 채용이 '강압'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서 회장은 "협회의 정상적, 안정적 운영을 위해 인사위원장에게 적임자인 A씨 채용을 의결하도록 부탁한 적 있지만 단순히 권유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A씨의 퇴사로 협회 조직 운영이 어려워져 A씨를 재고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서 회장은 "A씨 퇴사 후 협회에서 공직자 바둑대회를 열었는데 행사가 엉망으로 진행됐다. 말 그대로 엄청난 창피를 당했다"며 "또 광고비 예산 7500만원 가량이 세달만에 200만원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퇴직금 적립도 하나도 돼 있지 않아 내 개인 돈을 상당히 사용했다"고 협회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재채용은 원활한 협회 운영을 위해 어쩔 수없는 선택이었다는 것.
서 회장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은 상황이어서 어쩔 수없이 나간 A씨를 다시 불러들인 것"이라며 "A씨를 채용하기 위해 공고를 냈고 결국 A씨를 채용한 것으로 회장으로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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