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상품 3개, 장·단기 금리 역전
만기 짧은 예금 선호 수요 반영
은행권, 일시적 현상으로 봐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금리 상승기에 만기가 짧은 저축상품 수요 증가로 은행 예금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만기가 긴 저축상품일수록 금리가 높지만 최근 들어 만기가 짧은 저축상품 금리가 오르며 장기 저축상품 금리를 넘어섰다.
6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을 통해 신한·우리·하나·KB국민·NH농협 등 주요 은행을 포함한 19개 은행 정기예금을 분석한 결과 42개 예금상품 중 3개 상품에서 1년 만기 금리와 3년 만기 금리가 역전됐다. 또 2개 상품은 만기 1년 금리와 3년 금리가 같았다.
보다 자세히 보면(우대금리 기준)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만기 1년 금리가 4.5%로 3년 만기(4.2%)보다 높았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1년 만기 금리는 4.55%인 반면 3년 만기 금리는 4.3%다.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금리가 4.15%고 3년 만기 금리가 4.0%다.
BNK부산은행 '더특판 정기예금'은 만기 1년과 3년 금리가 4.0%로 같았다. 케이뱅크 '코드K정기예금' 금리도 만기 1년과 3년 금리가 3.5%로 동일했다.
고객이 은행 창구에서 상품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우리은행] |
저축은행에서도 만기 1년과 3년 예금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서 조회하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만기 1년 예금상품 금리는 평균 3.94%다. 반면 만기 3년 예금 금리는 3.88%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배경으로 한국은행(한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단기 금융상품 선호 현상을 꼽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매달 올리다시피 하자 고객이 만기가 짧게 가져가며 저축상품 갈아타기를 한다는 설명이다. 은행도 이같은 고객 수요에 맞춰 단기 예금 기본금리에 조금 더 이자율을 더해 우대금리 적용 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도록 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예금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일시적 현상으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기본적으로 은행은 단기로 돈(고객 예금 등)을 빌려와 장기 대출로 돈을 버는 구조인데 단기 예금 금리를 높일수록 은행 수익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은이 어느 시점에 기준금리 내리므로 무턱대고 예금 단기 금리를 장기 금리보다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예금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만기가 짧은 예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은행도 고객 유치를 위해 단기 금리를 조금 더 올리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이달 기준금리 인상 유력…"가입 3개월 안 넘었으면 상품 갈아탈 만"
예금 금리는 또 오를 전망이다. 한은이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예금 금리도 크게 치솟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단 0.1%포인트라도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에 가입하는 게 현명하나 상품 갈아타기를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예금을 중도해지하고 상품 갈아타기를 할 경우에는 기존 예금의 금리를 못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 예금 상품에 가입한 지 3개월이 넘지 않았다면 갈아타기를 할 때 유리하다.
은행 관계자는 "만기까지 3개월이 남지 않았다면 다른 예금 상품 금리가 높더라도 만기를 채우는 게 유리하다"며 "가입한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았으면 중도해지해 더 높은 이자를 받는 게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