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여전한 전관예우, 일감 몰아주기 등의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정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직무대행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04 kilroy023@newspim.com |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LH 국정감사에서 "지난 2021년 3월 집단 부동산 투기가 폭로되고 난 뒤 4월에 김현준 전 사장이 취임 4개월 만에 혁신과 쇄신을 명분으로 장충모, 서창원, 한병홍, 권혁례 상임이사를 의원면직했는데 이 사람들이 사내 대학 교수로 갔다"며 "실컷 의원면직하면서 쇄신하겠다고 하더니 5~7개월 후에 연봉 9000만원 짜리 LH 대학 교수로 보낸 것은 혁신을 명문으로 제 식구 감싸기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 의원은 "업계에 엘피아라는 얘기가 있다"며 "3급 이상 퇴직자 604명 중 304명이 계약 업체에 재취업 했다. 이 분들이 가신 후에 단기간에 전보다 200~300% 높은 실적을 올리는 활동을 하는데 LH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정관 LH 사장 직무대행은 "저희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문제점을 인식해 제도를 개선하고, 더 이상 임원들이 사내 대학에 교수로 못 가도록 해 놨다"고 답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 역시 "LH가 운영 중인 토지주택대학 교원 현황을 보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전임교수 11명과 임원 출신의 비전임 교수 6명은 1주일에 강의 2~6시간 하면서 매우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며 "매번 방만한 토지주택대학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데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뭐냐"고 지적했다.
퇴직자 일감 몰아주기 문제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LH의 토지보상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최근 10년간 총 54개 사업 중 46개 사업이 내부직원평가점수로 선정사가 뒤바뀌었다"며 "내부직원평가로 사업시행자가 뒤바뀌는 사례가 수도 없이 나오는 것을 보면 LH 퇴직자 일감 몰아주기뿐만 아니라 선정법인과의 리베이트 정황도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LH가 돈벌이 경영에 치우쳐 서민 주거기본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지난 6월 LH가 국토부 주택공급혁신위에 제출한 요구사항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LH가 국토부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재고해줄 것과 국공유지 분양주택 특례를 요구한 내용이 담겼다.
심 의원은 "토지임대부 주택 재고와 국공유지 분양특례를 요구하는 이번 문건 공개로 LH의 주요관심사는 주거약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축소하고, 부동산 매각을 통한 수익 확보에 집중하는 것임이 확인됐다"며 "이번 문건으로 밝혀진 LH의 행태는 '공공임대주택의 탈을 쓴 집장사'와 '공공주택용지로 땅장사'가 합쳐진 LH 공공임대 주택 잔혹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신림동 반지하 참변 등 기후재난으로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개선시켜야 할 책무가 있는 LH가 오히려 앞장서 국토부에 집장사·땅장사 허가를 졸랐다"고 비판했다.
이어 "LH가 자신의 존재이유를 부정한 채, 집 장사에 혈안이 되어 주거약자들의 몫까지 빼앗아 180만 지옥고 주거취약계층은 방치됐다"며 "LH는 주거상향을 위한 조속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 수립을 마련하라"며 관련 대책을 촉구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사업시행자가 소유하고 주택 소유권만 소유자에게 분양하는 방식으로 서민 안정을 위해 저렴하게 공급되는 주택이다. 현재는 소유자가 주택을 매각할 때 환매할 수 있는 사업자로 LH만 허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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