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이 3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거부권행사로 무산됐다.
이번 결의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4개 지역 점령지에 대한 합병 조약에 서명하고 이를 공식 발표한 뒤 개최된 안보리 회의에서 상정됐다.
결의안을 발의한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표결에 앞서 "다른 나라의 영토에 대한 의도된 합병은 유엔의 근본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면서 결의안이 채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발언하는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푸틴 대통령은 그럼에도 합병식과 축하 공연을 하며 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를 축하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주도로 작성된 이번 결의안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 독립에 대한 유엔의 지지를 확인하고, 러시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의 영토 통합성을 위협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침공한 러시아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이번 합병은 우크라이나 점령지의 주민들이 원해서 이뤄진 것이라면서 "이런 결의안이 뒤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반박하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날 표결에서 중국을 비롯해 인도·브라질이 기권을 행사했고 나머지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은 모두 결의안 채택에 찬성했다.
러시아가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어 안보리 결의안 무산은 이미 예견된 바다.
다만 올해부터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유엔총회 회의가 자동 소집되고, 당사국이 거부권 행사 이유를 소명하고 회원국들도 각자의 입장을 밝힐 수 있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오전 "만약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안 추진을 막는다면, 우리는 모든 회원국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엔 총회에 이를 회부해 힘에 의해 국경을 다시 그리려는 행위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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