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7%…전년比 0.3%p↑
피해자 34% "가해 학생의 진심 어린 반성·사과 필요"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배달서비스 앱에서 다량의 음식을 주문하고 대면 결제를 신청해 피해 학생에게 배달되도록 하거나, 공유형 교통수단 앱에서 대리결제를 강요하는 등의 사이버폭력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푸른나무재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2022.09.22 sona1@newspim.com |
푸른나무재단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올해 2월 20일까지 총 61일간 전국 초2~고2 학생 6004명을 대상으로 우편과 온라인으로 학교폭력 ·사이버폭력 설문조사를 했다. 학교·사이버폭력 경험이 있는 학생, 교사, 학교전담경찰관 등 21명을 대상으로 대면과 온라인으로 인터뷰를 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 경험은 7%로 전년보다 0.3%p 상승했지만, 가해 경험은 2.9%로 전년보다 1.2%p 감소했다. 다만 목격 경험은 12.6%로 전년보다 5.6%p 상승했다.
특히 학교폭력 유형 중 사이버폭력은 역대 최고치인 31.6%로 조사됐다. 이는 2020년 16.3%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전인 2019년 5.3%보다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외에 언어 폭력(19.2%), 신체 폭력(11.9%), 따돌림(11.8%)도 나타났다.
사이버폭력 피해 유형 중에서는 사이버 언어폭력이 28.4%로 가장 많았으며 사이버 따돌림(15.4%), 사이버 명예훼손(14.3%) 순이었다.
이에 대해 이종익 푸른나무재단 사무총장은 "최근 익명 SNS 앱, 배달서비스, 공유형 교통수단, 중고거래 등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대다수 디지털 플랫폼에서 사이버폭력이 발생하면서 양상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사이버폭력은 피해 증거가 모호하거나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피해자 보호 조치가 지연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배달서비스 앱에서 다량의 음식을 주문하고 대면결제를 신청해 피해 학생에게 배달되도록 하거나 공유형 교통수단 앱에서 대리결제를 강요하는 것 등의 사례가 있었다.
사이버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매체는 카카오톡(27.2%), 페이스북(16.6%), 인스타그램(9.3%) 등으로 나타났다.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는 "사이버폭력 피해 시 신고접수 및 조사와 별개로 피해자 요청에 따라 긴급보호를 지원하는 전문기관 확충, 디지털 피해기록 삭제, 일상회복을 위한 치료 및 교육제공 등 보호조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피해 경험 후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가해 학생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34%로 가장 많았다.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19.8%)보다 14.2%p 높았다.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는 "피해학생 회복 지원을 위한 표준화된 매뉴얼이 필요하다"며 "학교폭력의 근본적 해결책은 화해와 용서를 통한 인간관계 회복인 만큼 현재 운영되고 있는 화해·분쟁조정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 학생 10명 중 2명은 주변에 도움을 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도움을 요청해도 잘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29.8%로 가장 많았다.
학교폭력 예방 대책으로 피해·가해·목격 학생 모두 1순위로 '주변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푸른나무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학교폭력 및 청소년 선도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학교전담경찰관제도'가 시행된 이후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2012년 12%에서 2013년 6.3%, 2014년 3.8%로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저연령화와 사이버폭력 등으로 학교폭력이 증가해 대응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는 "학교전담경찰관을 증대하고 신고접수와 조사와 별도로 피해 구호를 위한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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