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대법 "당사자 동의 없이 판결문 열람 후 기사 작성...명예훼손 책임 없다"

기사입력 : 2022년09월12일 09:00

최종수정 : 2022년09월12일 09:00

"비실명화 판결문 열람...국민의 알권리 보호"
"사생활 침해 정도보다 공공의 이익이 더 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당사자 동의 없이 형사사건의 판결문을 열람하고 이를 토대로 공익성이 인정되는 기사를 작성한 경우 기자에게 명예훼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기자의 보도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A기자는 지난 2013년 3월 전주지방법원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이름이 모두 비실명 처리된 B씨 관련 형사사건 판결문을 열람하고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같은 해 8월 이 사건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는 '좋아하는 남성 몰래 혼인신고를 한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며 'B씨는 2012년 6월 25일 경북 상주시청 민원실에 혼인동의를 받지 않은 채 C씨와 혼인신고서를 제출하고 호적전산기록에 혼인기록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B씨는 "공보판사가 원고의 동의 없이 판결문을 공개하여 기자들로 하여금 기사를 작성하도록 했고, 기자는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고 사건의 진실을 조작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 사건 기사로 일반대중들로부터 모욕을 당하고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3억 7500만원 상당의 소를 제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1심과 2심 재판부는 공보판사가 판결문을 공개한 부분과 관련해 "국민의 알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2013년부터 일반인에게도 확정된 형사판결문에 대해 열람 및 복사 청구를 허용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공보판사가 피고에게 비실명화 처리한 판결문을 열람시킨 행위에 위법이 있다거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침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이 사건 기사에는 피고인에 대해 B모(38, 피아노강사)씨라고만 했고 피해자에 대해서도 C모씨라고만 했다"며 "이 내용만으로는 일반인은 물론 원고의 지인이나 주변인이 기사 속 피고인이 원고임을 인식할 수 있었으리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에 대한 피고의 명예훼손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원고가 이 사건 기사와 관련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악성댓글에 시달리고 정신적 고통을 겪은 사실은 인정되나 댓글을 작성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를 피고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작이란 없는 것을 사실인 것처럼 그럴듯하게 꾸미는 행동을 의미한다"며 "이 사건 기사의 중요한 부분인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혼인신고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진실이므로 이 사건 문자메시지의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사정만으로 기사 내용이 허위이거나 조작된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기사는 혼인신고를 할 때 상대방의 동의가 없으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시사성이 적지 않아 원고의 명예나 사생활 침해 정도보다 공공의 이익이 더 크다"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에 명예훼손에서 허위사실과 공익성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오인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