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시리즈, 26일 글로벌 공식 출시
윤상현 국힘 의원,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 법률안 대표발의
"법안 마련시 국민 대다수의 동의 필요해"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 내용을 녹음할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법안이 발의되며 갤럭시 시리즈의 특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선 녹음 기능 때문에 삼성전자 휴대폰을 이용하던 고객들이 아이폰 신제품으로 대거 옮겨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인 만큼 법안 마련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샵에서 방문객들이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드4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2.08.11 pangbin@newspim.com |
26일 업계에 따르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의 '음성권' 보장에 초점을 맞춘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8일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엔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나 대화를 녹음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미국 13개 주, 프랑스 등 일부 해외 국가에선 상대방의 동의 없는 통화녹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이폰은 통화녹음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선 통화 녹음이 삼성전자 휴대폰의 특장점으로 꼽혀왔다.
문제는 이 같은 기능이 사라질 경우 삼성전자 제품을 이용하던 고객들의 제품에 대한 흥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이폰을 사용하고 싶지만 업무상 통화녹음이 꼭 필요해 갤럭시 휴대폰을 사용하는 고객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하고 갤럭시Z시리즈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폴드4를 전 세계에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40여개국 수준인 출시 국가를 다음 달까지 130여개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사전판매 기록도 좋은 편이다. 국내 사전판매 7일간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폴드4의 판매량은 폴더블 스마트폰 역대 최다 수준인 약 97만 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 같은 삼성전자의 흥행가도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 애플이 다음달 7일 아이폰14를 공개할 것으로 점쳐지며 갤럭시의 잠재적 고객들이 아이폰14로 이동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5일 '저 너머로'라는 제목의 애플 이벤트 초대장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초대장 이미지. [사진=애플] |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인 만큼, 법안을 마련할 때 국민 대다수의 동의가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아이폰에 녹음 기능이 없어 삼성폰을 택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통화 녹음을 금지할 경우 삼성으로선 곤란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국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법안을 만든 뒤 '이 법안은 좀 과도하다'고 생각해 법을 다시 바꿀 경우 삼성전자 입장에선 억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선 국민 대다수의 동의가 필요한데, 과연 통화 녹음을 하면 안 된다는 게 국민 대다수의 뜻인지 모르겠다"면서 "이걸 확인하는 게 먼저고 개인정보 보호가 알 권리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면 법안을 만드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catch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