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3~4%대 정기예금·발행어음에 몰려
5000만원까지 원금·이자 보장 정기예금
원금 미보장 발행어음…"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발행어음 연 이자율이 4% 정도인데 정기예금과 비교하면 투자 위험은 없나요? 원금 보장은 되나요?"
적금으로 모은 돈 4800만원을 정기예금에 넣을지 발행어음에 담아둘지 고민하던 직장인 김모(34) 씨는 최근 상담을 받았다. 평소 은행을 자주 이용해 정기예금은 익숙했으나 발행어음은 생소한 금융상품이었기 때문이다. 투자 상담을 받은 김씨는 발행어음에 돈을 넣어두기로 했다.
김씨와 같이 한국은행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이후 투자자들은 은행 정기예금과 증권사 발행어음을 주목하고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으면서도 3~4%대 금리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한은이 빅스텝을 결정한 후 정기예금과 종합금융회사(종금사) 발행어음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은행 정기예금은 31조657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금사 발행어음에 투자된 돈은 1조7997억원 증가했다. 특히 종금사 발행어음은 지난 6월 1조5805억원 감소했으나 지난달 증가로 전환했다. 빅스텝 이후 종금사 발행어음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3%대에 도달했다. KDB산업은행 Hi정기예금 금리가 연 3.6%로 가장 높다. 주요 시중은행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도 3%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발행어음 금리는 연 4%가 넘는다. 발행어음을 발행하는 4개 증권사(한국투자·KB·미래에셋·NH농협증권) 모두 연 4.15% 금리를 적용한다. 6개월은 3.95%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 금리 인상 이후 은행 예·적금 금리와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가 오르며 투자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예금보호받은 정기예금…보호 못 받는 발행어음
고금리를 주는 금융상품이지만 정기예금과 발행어음에는 차이가 있다. 정기예금은 예금자보호제도에 따라 원금과 이자 포함 5000만원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금융사 파산 또는 영업 정지 시 예금보험공사가 원금·이자를 주는 것.
반면 발행어음은 투자 상품으로 예금보험공사 보호 대상이 아니다. 잘못하면 원금을 전부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발행어음 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금융위원회 허가를 받은 자기자본이 4조원 넘는 4개 증권사만 발행어음을 발행하고 있어서다. 신용도가 높은 4개 증권사만 발행하므로 안전도는 시중은행 정기예금과 비슷한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저위험 증권사가 발행하는 금융투자상품으로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투자 위험은 낮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투자자는 투자 전 상품설명서와 약관을 반드시 읽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