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날씨

속보

더보기

[르포] "창문 깨고 나왔어요"...'물 폭탄'으로 혼란 빠진 시민들

기사입력 : 2022년08월09일 11:01

최종수정 : 2022년08월09일 11:14

관악구, 곳곳 토사와 쓰레기산 산재
'물폭탄'에 밤새 잠 못 이룬 시민들
침수·정전 피해로 가게 곳곳 '휴무'
전날밤 버려진 차량들도 도로에 방치돼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집 밖에 물이 꽉 차서 현관문이 안 열리는 거에요. 그래서 창문을 뜯고 겨우 탈출했어요."

9일 오전 8시경 서울 관악구 신사동 주민들은 이른 시간에도 분주했다. 이들은 다시금 내리는 약한 비에도 우산을 쓰지 않고 비를 맞으며 집과 가게를 정리하고 있었다. 전날 시간당 최대 136.5mm까지 퍼부은 폭우에 주민들은 잠들지 못해 피곤한 얼굴이었다.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8일 밤 서울 관악구 인근 반지하 빌라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9일 오전 해당 빌라의 모습. 2022.08.09 youngar@newspim.com

◆ 물폭탄에 일대 혼란...건물 침수로 새벽부터 잠도 못 자

신사동 인근 골목은 도로가 심하게 뒤틀린 상태였다. 도로 곳곳이 패여 있고 소방차와 구급차 수 대가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주민들은 집에 연결해둔 호스에서 나오는 물을 보며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종종 집안에서 전자렌지, 컴퓨터 본체 등 가구나 집기를 들고 나와 차에 싣는 이들도 있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반지하 주택이 폭우로 침수돼 일가족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집 앞에 고인 물을 빗자루로 쓸고 있던 주민 A씨는 "이 근처에서 사고가 났다고 들었다"며 "반지하에 물이 차서 못 빠져나온 모양"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헤어숍 건물에 살고 있는 B씨는 "새벽에 헤어숍에 물이 찼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내려와 물을 같이 퍼날랐다"며 "내가 세를 준 집인데 물이 차면 어떡하나. 이 근처가 모두 그렇다"고 했다.

이들은 집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이곳은 그나마 고지대라 나은 편이고 저 밑쪽이 더 난리"라며 기자를 안내했다. 주민들이 안내한 지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주민들은 집과 집 앞 도로를 청소하고 철물점이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침수되지 않은 무인카페와 코인세탁소는 주민들로 문전성시였다.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대방역 앞 사거리 인도가 무너져 배수관이 드러나 있다. 2022.08.09 youngar@newspim.com

카페에서 만난 C(78) 씨는 "새벽에 TV를 보고 있는데 집에 물이 점점 차오르길래 밖에 나가려고 하니 밖에 물이 꽉 차서 집 문이 안 열리더라"며 "그래서 다른 이웃의 도움을 받아 창문과 창살을 뜯고 그분에게 업혀 나왔다. 다른 집도 창문을 깨부수고 나오고 그랬다"고 회상했다.

그는 급하게 집에서 나오느라 비로 인해 날씨가 쌀쌀했음에도 얇은 나시 원피스에 욕실화 차림이었다. 슬리퍼를 보고는 "급하게 나오느라 맨발로 나와서 이마저도 빌린 것"이라며 "집에 있는 TV, 행거 다 침수 됐을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반지하에 사는 주민 D(29) 씨는 "물이 허리까지 차서 거의 헤엄쳐서 나왔다"며 "집 바로 앞에 하수구가 있는데 이제 보니 시멘트로 막아놨더라. 애초에 물이 나갈 수 없으니 집에 물이 차는 것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D씨의 집은 현재 천장까지 침수된 상태. 그는 "집주인에게 따져 호텔비를 받아냈다"며 "당분간 호텔에서 지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 날벼락 맞은 소상공인들...가게 닫고 '금일 휴무'

신대방역 앞 사거리는 지난 밤 도로가 침수돼 차주들이 두고 간 차들이 도로 곳곳에 산재해 있었다. 도로도 모두 토사로 덮여 횡단보도와 차선 등 표식이 보이지 않았다. 아침 출근길에 나선 행인들은 토사를 피해 겨우 길을 건넜다.

사거리의 가게들은 '금일 휴무' 표지판을 달았다. 가게 바로 앞 인도가 모두 파헤쳐져 배수관이 훤히 드러나 있는 탓이다. 배수관과 인근 도로 및 인도는 통행을 막아뒀다.

구청 관계자는 "바로 옆 하수도가 토사로 꽉 막혀 물이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 장비가 오지 못했다. 자세한 정황은 이따가 장비들이 와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사시장 상인들이 모아둔 쓰레기들이 산처럼 쌓여 통행을 막고 있다. 2022.08.09 youngar@newspim.com

바로 옆에 있는 신사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상인들은 가게 운영보다도 정리에 바빠 보였다. 뒤늦게 도착한 상인들은 망연하게 가게를 쳐다보고만 있기도 했다. 한 상인은 "밤새 비가 많이 와서 지금 모든 가게들이 무릎까지 물이 찼다"며 "다들 바쁘다"고 설명했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시장 상점의 경우 문턱이 낮고 물건들이 바닥에 비치된 경우가 많아 침수된 물건이 많은데 이들 쓰레기를 시장 길목에 모으다 보니 일부 상인들이 불만을 품은 것이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E씨는 "쓰레기를 여기다가 모아두면 어떻게 하냐"며 "가게 문 앞을 막아 장사도 어렵고 길목 한가운데라 나중에 차가 와서 치우려고 해도 차가 못 들어온다"고 토로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도, 강원 일부 지역은 호우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younga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젊은 윤석열" 싸늘하게 식은 현장민심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여성 신체 부위' 발언을 한 이후 유세 현장에선 싸늘하게 식은 민심이 엿보였다. 이준석 후보가 해당 발언에 대해 기자들에게 해명하는 도중 지나가던 시민들은 "젊은 윤석열", "여성 유권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8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유세 트럭에 올라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5.28 allpass@newspim.com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준석 후보 캠프 빌딩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7) 씨는 "대통령 후보를 뽑는 토론인데 (발언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인 가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적인 감정이 섞인 것 같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실망스러운 반응이 이어졌다. 대학생 임모(27) 씨는 "젊고 성실한, 신선한 모습이 좋아서 팬이었는데 어제 발언은 실망이 크다"며 "본인이 여혐 프레임을 벗고 싶었다면 어제처럼 발언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성 지지층을 얻기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이준석 후보의 마지막 유세 현장인 강남 코엑스를 찾은 직장인 서모(39) 씨도 "그간 토론을 보면서 주목해왔던 후보인데, 어젠 사석 술자리에서도 안 할 법한 이야기를 했다고 느꼈다"며 "꼭 본인 입으로 그 얘기를 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시민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잔디마당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의 유세 연설을 듣고 있다. 2025.05.28 allpass@newspim.com 이준석 후보는 코엑스 유세 현장에서 직접 논란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코엑스 앞 유세차량에 오른 그는 연설 도중 "이준석을 제명시키자고 국회 윤리특위에서 뭘 낸다더라. 참 같잖아서 말이 안 나온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에게 인터넷상에 이재명 후보 아들로 추정되는 사람이 했던 말에 대해 검증을 하겠다고 사전질문으로 '이런 것에 대한 당신들의 기준이 어떠냐'고 물은 것이 징계사유라고 하는 건 예전에 70년대, 80년대에 야당을 탄압하던 독재정권에서 갖다붙이던 얘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세현장에 있던 박모(34) 씨는 "토론 표현이 너무 노골적이었다. 아이들이 듣고 인터넷으로 자세히 찾아볼까 걱정됐다"며 "전 연령층이 다 보는 토론 자리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취지는 좋으나 방식이 안타까웠단 목소리도 나왔다. 최모(29) 씨는 "상대 후보의 가족리스크, 성인식 관념에 대해 검증하려는 시도는 알겠으나 그걸 확인하는 방식이 너무 거칠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전날(27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에게 여성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어떤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면 여성 혐오냐"고 물었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과거 온라인 게시물에 올렸던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권영국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 묻는 취지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여성단체 등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성폭력·언어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병철 변호사와 사회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잇따라 이준석 후보에 대한 수사기관 고발 방침을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28일 오전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실제 발언 원본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순화해서 표현한 것이고, 그에 대해 어떻게 더 순화할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토론을 보면서 불편하셨을 국민께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면서도 "그런 언행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충분히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5-28 19:51
사진
정치색 논란 부른 카리나 빨간 점퍼 [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가 올린 한 장의 사진이 예상치 못한 정치색 논란으로 번졌다. 카리나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미 이모티와 함께 일본 거리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카리나는 빨간색으로 숫자 2가 적힌 점퍼를 입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빠르게 삭제됐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사진을 올렸다가 급하게 삭제한 에스파 카리나. [사진=카리나 SNS 캡처] 2025.05.28 moonddo00@newspim.com 카리나의 '빨간 점퍼+숫자 2' 사진 논란은 단순한 일상 사진이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정치적 해석으로 번진 사례다. 이번 논란을 두고 "유명인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과도한 해석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카리나 팬덤은 28일 "정치적 프레임과 온라인 혐오 속에서 여자 연예인이 희생되면 안된다"며 "한 여자 연예인의 SNS 게시물이 특정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며 논란이 확산됐다"고 성명문을 냈다. 이어 "표현의 자유는 결코 누군가의 명예와 존엄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행사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 모습에 일부 누리꾼들은 "애국 보수 카리나", "오늘부터 팬"이라고 댓글을 달고 특정 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며 추측했다. 반면, "다 정치색으로 해석하는 건 피곤하다", "추측이 지나치다" 등의 반응도 많다. 3년전인 지난 대선 기간에 그룹 몬스타엑스 민혁은 공식 팬카페에서 빨간색 하트 이모지를 게시했다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민혁은 "쓸데 없는 데에 의미 부여하지 마라. 시간 낭비다. 마음 그대로 봐라. 아이돌 정치 얘기 안 한다고 몇 번 얘기했다"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에스에프나인(SF9) 다원은 유 소통 어플 닉네임을 '2상혁'이라고 교체해 "대놓고 2번을 지지한다고 티를 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배우 정호연은 '1번'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은 바닥 사진을 게재해 역시 대선 당일 특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당시 태연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사진=태연 SNS] 2025.05.28 moonddo00@newspim.com 지난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더보이즈 주연에 대한 '특정 정당' 정치색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주연은 개표 도중 유료 소통 어플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를 변경했다. 사진 속 주연은 빨간색 후드 티를 입고 있었다. 이후 해당 프로필은 빛삭(빛의 속도로 삭제)됐지만 누리꾼들은 "무슨 생각으로 올린거지", "멀리 안 나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룹 뉴진스 멤버 혜인은 동료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 이후 팬 소통 플랫폼 '포닝'의 프로필 사진을 '파란색 버니즈'로 변경해 때아닌 '정치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가수 태연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하루 앞둔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BLUE'라는 문구와 함께 파란색 가디건을 입고 찍은 사진을 공개해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 표현 논란이 일었다. 배우 정우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넓은 모래사장 한 가운데 투표 도장 마크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는 파란 바다 사진을 공개, 누리꾼들은 특정 정당의 투표를 독려한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moonddo00@newspim.com 2025-05-28 0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