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에서 새로운 '탈코르셋' 움직임이 일고 있다. 탈코르셋은 벗어날 '탈'(脫)과 여성 보정 속옷인 코르셋의 합성어로 코르셋을 일종의 억압으로 규정,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가슴 성형수술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상위 5위 안에 들 만큼 인기 있는 미용 수술이었지만 최근에는 가슴 보형물 제거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야후뉴스가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성스러운"(feminine) 외형을 추구하기 보다 건강을 위해 가슴 보형물 제거를 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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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보형물. 2013.08.02 [사진=블룸버그] |
미 성형외과협회(ASPS)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에서는 19만3073건의 가슴 확대 수술을 했지만 이는 직전년인 2019년에서 33% 감소한 수치다. 반면 가슴 보형물 제거술은 3만6367건으로 직전 년보다 8% 증가했다.
2020년은 미국 성형수술이 전반에 걸쳐 14% 감소한 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다. 성형술 통틀어 가슴 보형물 제거술과 허리 지방 흡입술(3%)만 2019년 대비 수술 건수가 증가했다.
미국의 성형·미용시술 온라인 중개 사이트 '리얼셀프'에 따르면 지난해 가슴 보형물 제거 수술 검색량은 지난 2020년보다 무려 197% 급증했다. 올해 검색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많다.
조슈아 램퍼트 성형외과 의사는 "유명 연예인과 셀럽들이 가슴 보형물을 제거하고 이를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공유한 영향이 크다"며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연예인이 제거술을 했는데도 여전히 예쁘다. 나도 그동안 불편했는데 해야겠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실제로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아내이자 SNS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는 사업가 빅토리아 베컴은 지난 2014년 영국 '보그' 잡지와 인터뷰에서 가슴 성형을 후회했고 지금은 제거술을 받은 상태라고 고백했다. 지난 2017년에는 "가슴에 무언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다"며 성형을 재고할 것을 피력했다.
일반인 여성들의 제거술 후기도 쏟아진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29세 여성 조디 디프란코 씨는 틱톡에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작은 가슴 사이즈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져 24세 때 가슴 확대술을 받았지만 이물감이 느껴졌고 온몸에 통증을 달고 살았다. 결혼 후 자녀 3명을 둔 그는 "가슴은 모유 수유를 위한 신체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올해 5월 제거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계속해서 틱톡을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설파할 계획이다. 디프란코 씨는 야후뉴스에 "가슴 사이즈는 당신의 아름다움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는 남은 일생 동안 계속해서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