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이 내달 예정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강경 대응의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미국측에 전례 없이 강경한 경고를 보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FT는 대만 국가안보정책에 정통한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미국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응 수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FT는 중국이 펠로시가 탄 항공기의 대만 착륙을 막거나 전투기를 동원해 미 군용기 비행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CNN은 25일 보도를 통해 중국이 대만 영공에 '비행금지 구역'(no-flying zone)을 선언해 펠로시 의장이 적어도 항공기로는 방문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전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날 중국의 군사적 대응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꺼렸다.
그는 "중국은 최근 미국을 향해 펠로시의 대만 방문에 단호한 반대와 엄중한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며 "우리는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미국 측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중국 측은 반드시 엄정하고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분명하고 강력한 조치 취할 것이며 이로 인한 모든 결과는 미국 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지 전문가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경계하는 입장을 밝혔다.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펠로시의 대만 방문 계획에 대한 중국의 경고는 최근 중국이 미국에 한 가장 강력한 경고"라며 "대만과 중국 관계의 판을 뒤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융녠(鄭永年) 홍콩중문대 교수는 "대만은 중국 이익의 핵심 중의 핵심"이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가 통일을 수호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그동안 대만에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 전략에서 벗어나 중국을 자극한다면 미중관계가 본 적 없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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