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를 필두로 한 통화긴축 가속, 그로 인한 달러 강세 등으로 신흥국 피해가 가장 먼저 가시화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에도 신흥국 베팅을 지속하는 기관 투자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20일(현지시각) 국제 금융 잡지인 인스티투셔널 인베스터(Institutional Investor)는 이번 긴축사이클에서 인플레이션은 선진국에 더 큰 위기로 작용할 것이며, 소비자나 기업, 국가 재정 등 전반적 상황이 신흥국이 더 건전한 상태라는 프랭클린 템플턴 주장을 소개했다.
자산운용 금액이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프랭클린 템플턴은 신흥국이 거시경제 충격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더 우수한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만라즈 세크혼 프랭클린 템플턴 신흥국증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신흥국 통화 변동성이 낮아진 점에 주목했다.
신흥국 통화 25개로 구성된 MSCI 신흥국 통화지수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모습 [사진=인베스팅닷컴 재인용]2022.07.21 kwonjiun@newspim.com |
지난 2013년 미국의 금리 인상 때 신흥국서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며 신흥국 통화 가치의 급락을 초래한 '긴축발작'이 발생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선진국 통화 대비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 변동성이 이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세크혼은 이점이 과거와는 달라진 신흥시장 체력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 하반기에 중국과 인도가 이러한 신흥국 아웃퍼포먼스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의 통화 완화 정책은 미국 외 시장으로 리스크 분산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며, 친환경 기술에 대한 중국의 노력이 지속 가능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주장이다.
세크혼은 중국이 완전한 오픈 경제가 아님에도 이미 글로벌 시장을 앞서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중국 시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서방 시장서 지난 12~18개월에 걸쳐 나타난 이른바 리오프닝 투자는 중국에서는 아직 시작도 안 됐다"면서 "전 세계에서 중국의 리오프닝이 가장 강력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경우 연료 및 에너지 수입 의존도로 인해 인플레이션 충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고 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되는 즉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프랭클린 템플턴은 브라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보는 신흥국 경제도 좋게 평가했다.
산유국인 브라질은 철광석과 같은 원자재 수출국이기도 한데, 현재 관련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지만 브라질은 사정이 반대라는 것이다. 금리 인상에 비교적 일찍 나선 점도 브라질에는 침체에 대비할 수 있는 완충재가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세크혼은 신흥국이라고 모두 같은 범주에 둬서는 안 된다면서, 특히 중국은 나머지 신흥국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흥국 투자 시에는 전 세계적 시각과 현지 사정을 모두 비교 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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