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테슬라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미 주가지수 선물이 보합권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20일 오전 8시 20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S&P500 선물(이하 E-mini)은 직전 종가보다 0.05% 내린 3935.50포인트를 가리키고 있다. 같은 시각 다우지수 선물은 0.07%(23포인트) 내리며 약보합에 머무는 가운데, 나스닥100 선물은 0.02% 오르며 강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예상보다 강력한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 재개 기대감, 유럽중앙은행(ECB)의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굵직한 헤드라인에 투심도 개선되며, 전일 다우지수가 700포인트 이상 오르고, 나스닥 지수도 3% 이상 급등하는 등 뉴욕 증시는 강력한 랠리를 보였다.
S&P500 지수는 다시 3900선을 넘었으며, 3대 지수 모두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섰다. 마켓워치는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바닥을 확인했다는 생각에 적극 베팅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미 증시에서 바닥을 시사하는 투자자들의 항복 신호가 포착됐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펀드 매니저 서베이 결과도 '시장 바닥론'에 힘을 실어줬다.
BofA의 월간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리스크 자산의 비중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춘 반면, 현금 비중은 2001년 이후 최대로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평소보다 리스크 비중을 낮게 가져가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58%로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도 높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BofA 전략가들은 이처럼 바닥으로 가라앉은 투자 심리를 '완전 항복(full capitulation)'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항복 상태'란 상당수 투자자들이 두려움에 굴복해 단기간에 대규모의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 항복 상태를 지나면 대개 반등이 이어진다.
미 달러화 강세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상승에도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도 어닝 시즌을 앞두고 높아졌던 기업들의 실적 우려를 해소했다.
전일 장 마감 후 발표된 넷플릭스의 실적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2분기 넷플릭스의 주당순이익(EPS)는 3.2달러로 월가 예상 2.94달러를 넘어섰고, 매출은 79억7000만 달러로 예상 80억3500만 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가입자 수였다. 넷플릭스는 앞서 2분기에 구독자 수가 2백만 명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막상 구독자수는 97만명 감소에 그친 데다, 넷플릭스는 3분기에는 신규 가입자가 1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정규장 개장 전 넷플릭스의 주가는 6% 가까이 급등 중이다.
카지노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개장 전 일제히 오름세다. 오는 23일부터 마카오가 코로나19로 폐쇄했던 카지노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나온 영향이다. 라스베이거스 샌즈(LVS)와 윈 리조트(WYNN)의 주가가 각 1.5~2%대 상승 중이다.
반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ASML)의 주가는 개장 전 1% 넘게 하락 중이다. 월가 전망을 웃도는 강력한 2분기 순익을 발표했지만, 수요 둔화 가능성을 이유로 연간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여파다.
한편 이날 시장의 관심은 장 마감 후 실적 발표가 예정된 테슬라(TSLA)로 쏠리고 있다. 최근 월가에서는 중국 상하이 봉쇄와 비트코인 가치 하락을 이유로 테슬라의 실적 전망을 하향하고 있어, 2분기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낮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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