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6월 CPI 상승률 9.4%로 5월 9.1%에서 더 올라
"연말에는 소비자물가 11%까지 상승 전망"
영란은행 총재 "8월 0.5%포인트 인상도 선택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여파로, 물가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30년 만에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란은행(BOE)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통계청(ONS)은 20일(현지시간) 영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9.4% 올랐다고 밝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5월의 9.1%에서 상승세가 한층 가속한 것이자 월가 전문가 사전 전망치 9.3%도 웃돌았다. 지난 1982년 이후 최고치다.
휘발유와 경유, 식품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ONS는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1펜스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약 42% 급등했다.
가파른 물가 오름세를 임금 상승세가 따라잡지 못하며, 영국에서 실질 임금은 지난 5월까지 3개월 2001년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로 하락했다. 물가상승률이 근로자들의 월급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서민들의 생활고도 그만큼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영란은행은 가울로 넘어가며 에너지 가격이 한층 오르면, 연말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경고했다.
이러다 보니 영국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서며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란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 5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코로나19 사태 후 사상 최저 수준인 0.1%로 떨어진 금리를 처음엔 0.15%포인트 올리고 이어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물가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자, 19일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한 행사에서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8월 4일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 2%로 되돌리겠다는 약속엔 어떤 이변도 없다"고 말해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다음 달 빅스텝에 나서면, 영란은행이 지난 1997년 독립적인 통화정책 결정 기관이 된 이후 최초가 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