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연립정부에 참여했던 오성운동이 이탈하자,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마타렐라 대통령은 드라기 총리의 사의를 반려하고, 이를 재고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이탈리아 정국이 또다시 극도의 혼란에 휩싸이게 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드라기 총리가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드라기 총리의 사의 표명은 연립정부에 참여헸던 오성운동이 260억 유로 규모의 민생지원법안과 관련된 상원의 내각 신임 투표에서 지지를 철회한 뒤 나왔다.
드라기 총리는 "현 정부를 지지했던 국가적 연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오성운동이 내각 신임 투표에 불참한 것은 매주 중요한 정치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후 마타렐라 대통령을 방문, 총리직 사임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사임서를 수리하면, 의회에서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거나 총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하지만 마타렐라 대통령은 일단 드라기 총리에게 사퇴 재고를 요청한 셈이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인 드라기 총리는 지난해 2월 연정 붕괴로 사임한 오성운동의 리더 주세페 콘테 총리의 후임으로 내각을 맡았다. 드라기 총리는 이후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침공, 경제 위기 등 현안에 대응하며 리더십을 보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연립정부의 최대 주주인 콘테 전 총리는 드라기 총리의 민생 지원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결국 오성운동이 스스로 연정 해체에 나서면서 고질적인 이탈리아의 정국 불안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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